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의심자나 확진자의 검체 채취를 위해 의료진은 우주복 같은 무거운 레벨D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입고 벗는데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려 의료진들에겐 고역이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의료진과 환자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글로브-월(Glove-Wall)’ 시스템을 국내 처음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6일 병원에 따르면 이곳 선별진료소에서 지난달 10일부터 운영중인 ‘글로브-월’ 검체 채취실은 유리벽으로 된 상자에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영아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 중앙에는 아크릴 유리벽을 두고 검사자와 의료진의 공간이 철저히 분리돼 있으며 의료진은 글로브가 설치된 유리벽(글로브-월)을 이용해 맞은편 검사자와 직접 접촉 없이도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또 내부에는 음압기를 별도로 설치해 내부 공기의 외부 유출을 차단했으며 의료진 공간은 검사자와 동선까지 완벽히 분리돼 의료진과 환자의 2차 감염 우려도 크게 낮출 수 있따. 레벨D방호복 없이도 안전하게 검사가 가능하다.
이 병원 선별진료소에 근무 중인 김민정 간호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레벨D 방호복을 장시간 착용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했다”며 “글로브-월 시스템 설치로 비닐 가운과 N95마스크 등 필수적인 보호구만 착용하면 검체를 채취할 수 있어 간편하고 피로도 덜하며, 방호복 착용으로 인해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도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당 시스템은 환자와 의료진의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레벨D 보호구의 사용을 절감해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검사방식”이라며 “검체 채취 후 환자가 머문 한정된 공간을 집중 소독함으로서 소독시간을 단축하고 안전하게 추가 검사가 가능하므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소독 여건이 마련된 시설에서 도입 시 매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로브-월’ 시스템은 서울시 산하병원 및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도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검사 시스템은 태릉선수촌에 설치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에도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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