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국가대항전 대회 유로20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를 중심으로 연기 요청이 제출되면서 각 국가와 팀, 선수 대표 등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해당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가 유로2020 일정 연기를 유럽축구연맹(UEFA)에 요청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중단된 세리에A 리그 일정을 마무리지을 시간을 달라는 취지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FIGC 회장은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 17일 있을 UEFA 긴급회의에 이 의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유로2020은 본래 6월 12일에 시작돼 7월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UEFA 측은 17일 진행될 영상 긴급회의에 55개 회원국 대표를 참석시킬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유로2020을 1년 뒤로 미루는 방안을 포함해 유럽 내 모든 대회 일정 등 사안이 한꺼번에 다뤄진다. 클럽과 리그, 선수들의 모임인 유럽클럽협회(ECA)와 유럽리그연합, 세계축구선수조합(Fifpro) 등도 이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세리에A 내부적으로는 현재 시즌을 완료하지 않은 채 종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그 우승자를 결정하지 않는 대신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안도 고려되는 중이다. 그라비나 회장은 리그를 적어도 6월 30일까지는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1개월 더 연기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라비나 회장은 “세리에A 팀들은 많은 투자와 희생을 해왔다”며 “그렇기에 대회 일정을 끝까지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있는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라리가 수뇌부 역시 시즌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겠다는 태도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이 전체 자가격리 중이며 이강인(19)의 소속팀 발렌시아 CF에선 선수와 스태프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리그 일정은 지난 12일부로 중단됐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이탈이아와 독일 등 다른 국가 리그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17일 UEFA 회의에서 유로2020 관련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지켜본 다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가 적은 러시아에서 유로2020 경기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본래 유로2020 대회는 유럽 내 12곳 장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는 이날까지 확진자 63명이 발생한 상태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 타스통신에 지난 13일 “러시아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걸 UEFA 측에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본래 일정대로라면 유로2020 3경기가 치뤄질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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