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가(家)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이 ‘20년 전 리베이트 의혹’ 카드를 꺼내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격하자 조 회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대한항공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조현아 주주연합이 제기하는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거짓 주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까지도 항공기 구매 계약을 대가로 항공기 업계로부터 180억원을 받았다는 증거를 프랑스 검찰에 확인 받았다”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으로 꾸려진 3자 주주연합은 6일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이라는 자료를 공개하며 “조 회장을 포함해 리베이트 사건에 관여한 임원들은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회장 측은 이런 대가성 거래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 측은 “3자 주주연합이 공개한 판결문은 프랑스 검찰과 에어버스의 수사종결 합의서일 뿐 객관적 증거가 담긴 판결문이 아니다”며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수사기관 11곳이 18번 이상 압수수색하는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았지만 항공기 거래 관련 위법 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베이트 의혹 시기도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로 2003년 입사한 조 회장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달 말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한진가 남매가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행사 가능한 의결권 지분은 37.25%다. 그에 맞서는 3자 주주연합의 지분이 31.98%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상태는 아니다. 한진칼 지분 2.9%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당초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것에서 직접 행사하기로 지난 6일 입장을 바꾸면서 이번 주총의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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