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가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 ‘모범환자’의 증상 일지

Է:2020-03-04 17:25
:2020-03-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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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2월 8일 기록한 일지. A씨 제공

‘모범 확진자’로 불리는 인천 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A씨(58)의 ‘증상 일지’가 4일 공개됐다. 이날 연합뉴스가 A씨로부터 확보한 9일분의 일지에 따르면 그는 주로 가슴 통증과 인후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해설사인 A씨는 지난 1월 23~26일 서울 창덕궁과 경복궁 등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 해설을 했다. 이후 1월 31일 ‘목이 아프고 가래가 좀 생겼다’고 기록한 그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다고 판단, 자각 격리를 시작했다.

A씨는 지난달 1일까지도 계속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끼자 다음 날 오전 미추홀구보건소로 전화해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방문자가 아니어서 검사는 받지 못했다. 그는 이날 오후 ‘목 뒤 어깨에서 등목으로 불편해진다. 뻐근하고 뭔가가 불편한 느낌’이라며 등 쪽 통증이 발생했다고 일지에 적었다.

A씨는 지난달 3일 오전 1339로 전화해 상담을 받았으나, 중국인과 신체 접촉이 없고 체온이 정상이어서 독감이 의심되니 일반 병원을 방문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당일 병원을 찾은 그는 사흘 치 감기약을 받았고, 복용 후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선별진료소로 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체온이 36.5~36.8도로 정상 범위였으나, 입안이 건조하고 등 쪽이 뻐근한 증상이 계속된다고 기록했다.

지난달 5일에는 체온이 내려간 것을 확인했다. A씨는 ‘해열제가 포함된 약 때문인지 열이 36도 이하로 나오고 있다’며 ‘1월 31일부터 시작된 목 통증, 입안 건조, 소량의 가래 증상 이후 발열 증상은 없었다’고 메모했다. 다만 ‘지난해 1월 폐렴 치료 시 느꼈던 가슴이 좀 답답한 느낌과 비슷하다’고 했고, 오후 9시쯤에는 ‘답답함과 함께 작은 기침이 몇 번 있었다’며 흉통을 호소했다.

이틀 뒤인 7일에도 체온은 정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지에서 ‘오후 8시쯤 기침과 가래가 나오기 시작하고 가슴 답답함도 조금 더 심해졌다. 목 아래쪽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아래 명치 쪽이 답답하고 등 근육도 계속 불편하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다음 날인 8일부터는 통증이 점점 심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목 상태가 안 좋아 기침이 나온다. 가슴 답답함이 점점 더 심해진다’고 기록했다. 이날 오후 11시52분 ‘기침이 계속 나고 가슴이 답답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적기도 했다. 또, ‘기침과 가래가 조금 있고 머리가 띵한 불편한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결국 지난달 13일 동네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음성 반응을 확인했지만, 흉통이 계속돼 지난달 23일 2차 검사를 받았고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30분 거리의 병원도 가급적 걸어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와 장갑을 필수로 착용했고, 집에서도 노모와의 접촉을 최대한 피했다. 증상 외에도 외출 일시와 내용, 만난 사람을 꼼꼼히 기록했다고 한다. A씨의 노력 덕분에 그의 노모와 접촉자 23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인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A씨는 3일 퇴원했다. 그는 이날 “모두가 하나만 생각했으면 한다. 이기심보다는 이타심, 타인에 대한 배려 말이다”라며 “비전문가인 일반 국민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역 활동은 이타심”이라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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