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플립과 모토로라 레이저가 미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맞붙었다. 두 제품 모두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레이저는 미국에서 지난 6일, 갤럭시Z플립은 14일(현지시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클램셸폰’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삼성 갤럭시Z플립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저는 과거 인기 폴더폰의 디자인을 이어받아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품질 면에서는 혹평을 받고 있다.
IT매체 더 버지는 모바일 전문 에디터인 디터 본의 리뷰를 인용해 “레이저가 지나치게 비싸진 않지만 그만한 가격가치도 없다”며 “10점 만점에 4점”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는 “특히 접힘(힌지) 부분이 삐걱거려 만족스럽지 못하고, 카메라도 보통 수준으로 썩 좋진 않다”고 분석했다. 레이저는 1500달러로, 갤럭시Z플립(1399달러)보다 비싸다.
두 제품을 비교할 때 내구성 면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다수다. 현지 전문 매체들은 “Z플립은 초기 폴더블폰 만큼의 화면 주름이 눈에 띄지 않는다”, “레이저와 비교해도 접히는 부분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IT매체 씨넷에 따르면 현지 제품 보증 전문업체가 ‘접기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레이저는 2만7000번이 넘어가면서 더 이상 접히지 않았고, 힌지 부분에 문제가 생겨 파열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Z플립은 지난해 10월 전작인 갤럭시 폴드가 12만번을 견뎌낸 것과 비슷한 내구성을 가졌을 것으로 씨넷은 전망했다. 삼성 측은 갤럭시Z플립이 이를 뛰어넘어 20만 번 이상 접었다가 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전과 달리 갤럭시Z플립에 유리 소재인 초박막 강화유리(UTG·Ultra Thin Glass)를 적용했다. 접고 펼칠 때 발생하는 주름이 줄어드는 효과는 물론 외부 자극에 의한 스크래치에도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레이저를 비롯해 갤럭시 폴드, 화웨이 메이트X 등은 투명 폴리아미드(CPI) 소재가 사용됐다.
카메라에서 두 제품의 차이도 두드러진다. 갤럭시Z플립은 전면에 1000만 화소 카메라 1개, 후면에 1200만 화소의 카메라 2개가 설치된 반면, 레이저에는 전면 500만 화소, 후면에 1600만 화소 카메라가 1개씩만 탑재됐다.
벌써부터 해외시장에서는 갤럭시Z플립의 인기가 높다. 갤럭시 폴드 출시 당시의 ‘품절 사태’ 재현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싱가포르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갤럭시Z플립이 출시 1시간 만에 완판됐다.
국내에서도 일부 이동통신사 온라인물에서 완판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자사 온라인몰에서 갤럭시Z플립 초도 물량이 30분 만에 전량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통업계가 파악한 이 제품의 초도 물량은 1만~2만대 정도로, 전략 스마트폰 물량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Z플립은 미러 퍼플, 미러 블랙 2가지 색상이다. 가격은 165만원(VAT포함)이다. 이통 3사는 요금제에 따라 4만5000원~21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 레이저는 국내 이통시장에서는 유통망 부재, eSIM 미지원 등의 이유로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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