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환자인 35세 중국인 여성이 의료진에게 “우한은 상태가 좋지 않은데 나만 치료를 잘 받고 있어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이날 확진 17일 만에 퇴원 결정이 내려졌다.
김진용 인천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이날 1번 확진자의 격리 해제를 결정한 이후 취재진과 만나 “1번 확진자는 우한 상태가 안 좋다고 슬퍼하며 본인만 편하게 잘 치료를 받고 있어서 미안하다고 계속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는 항공편으로 우한에 가기 어려우니 베이징이라도 가겠다고 했다”며 “철도를 통해 자기 집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이날 격리 해제 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인터뷰는 무산됐다.
김 과장 등은 취재진과 만나 1번 확진자의 치료 경과 등을 전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19일 일본행 비행기로 환승하는 과정에서 열이 나 격리됐다. 이튿날인 2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시의료원에 입원했다.

3일이 지난 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고 발열은 10일간 이어졌다. 입원 1주일째부터는 산소까지 보충했지만 지난 주말까지 증상이 점차 호전돼 확진 판정을 받은지 17일 만에 격리 해제됐다.
김 과장은 1번 확진자가 격리 해제되긴 했으나 앞으로 제독 등 절차를 거친 뒤 음압 병실에서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충분히 고민하고 중앙임상위원회 동의를 받고 결정을 했다.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천시의료원은 1번 확진자에게 전날 퇴원한 2번 확진자에게 썼던 항바이러스제와 동일한 먹는 에이즈(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처방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그러나 칼레트라가 신종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같은 치료제가 쓰였던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쪽 의사들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1번 확진자가 국내 다른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비교했을 때 중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데이터가 쌓이면 신종코로나가 무서운 병이 아니라고 밝혀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확진자에 대한 임상이 공개가 안 돼 있지만 몇 명 케이스만 봤을 때 경증인 경우였다”며 “1번 환자는 산소요구량 등이 ‘중증급’에 속한 환자였던 걸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점점 더 격리 해제자가 많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 신종코로나가 무서운 병이 아니라고 밝혀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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