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의 상징이었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국제패션센터 한국관 ‘더 플레이스(THE PLACE)’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의 무더기 감염지로 떠올랐다. 국내 확진자 15명 중 4명이 이곳에 근무하거나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중국 우한 방문자 중 국제패션센터에 방문한 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15명 확진자를 역학 조사하던 중 4명이 중국 우한시에 있는 국제패션센터의 한국관 더 플레이스에 근무하거나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같은 항공기에서 나란히 앉아서 입국한 28살 한국인 남성인 7번 확진환자, 62세 여성 8번 환자는 우한시에서 체류할 때부터 더 플레이스의 직원으로 근무했다. 54세 한국인 남성 3번 환자와 43세 한국인 남성인 15번 환자도 이곳과 관련이 있다고 질본은 전했다.
중국 푸싱그룹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우한국제패션센터는 한국의 동대문시장처럼 의류와 각종 액세서리류를 파는 곳이다. 상점 3000여개 입점했고, 개점 당일 30만여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센터 내에 있는 더 플레이스는 6만5000㎡ 규모로 동대문의류상가에서 일해온 국내 브랜드 디자이너, 도소매상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은 신종 코로나 발생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수산시장과 불과 6~7㎞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승용차로 15분 거리다.
보건당국은 우한시 총영사관과 협력해 더 플레이스에 방문하거나 일했던 한국 국민들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우한시 한인상인회는 더 플레이스에 근무하거나 머물렀던 이들을 5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 중 국내 입국자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플레이스에 거주했거나 사업을 했던 분들의 경우 발열 또는 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에 연락 후 선별진료소를 통해서 진료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당국은 또 지난달 13~16일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해 감염 여부 전수조사 대상자로 분류된 내국인 1160명 중 연락이 닿지 않는 50명의 행방을 좇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전수조사 대상인 외국인 1831명 중 국내 체류 중으로 확인된 398명의 경우 대다수가 소재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들이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고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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