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해운대 암소갈비집’을 56년째 운영 중인 윤성원 대표의 말이다. 윤 대표는 선친부터 시작된 가업(家業)을 2대에 걸쳐 성공적으로 이어오는 비결로, 고집스런 품질 관리와 맛에 대한 자부심을 꼽는다. 이를 지켜본 그의 아들도 2년 전 미국 뉴욕에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첫 지점인 ‘윤 해운대 갈비(YOON Haeundae Galbi)’를 내며 3대가 가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윤 대표는 “수년 전부터 서울에도 지점을 내려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면서도 “56년 전 해운대구에서 시작한 해운대 암소갈비집은 현재 해운대와 뉴욕 두 곳뿐”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 암소갈비집은 1964년 문을 열었다. 당시 부산 동래구의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선친이 음식에 대한 신념으로 가게를 시작했다. 이후 인근 골프장에 다니던 손님들을 중심으로 해운대 맛집에 대한 입소문이 금세 퍼져나갔다. 윤 대표는 “돼지고기도 먹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우리집은 소갈비를 먹을 수 있고 맛도 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손님 가운데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해운대 암소갈비집에서 식사를 즐겼다. 인근 호텔에 묵을 때면 선친이 직접 숯불과 고기를 가져다 구워주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단골집에 화목한 기운이 온 집안에 넘친다는 의미의 ‘화기만당(和氣滿堂)’이라는 친필 휘호(揮毫)까지 남겼다. 요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저절로 홍보가 이뤄져 연예인 등 유명인을 포함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 암소갈비집으로 가자고 하면 택시기사가 알아서 데려다주는 명소가 됐다.
앞서 윤 대표의 말처럼 해운대 암소갈비집이 유명해진 비법은 고기의 품질과 맛에 있다. 선친은 소갈비 신선도를 확인해 구입했고 손수 손질했다. 윤 대표는 “부친은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에 매일 버스를 타고 가서 소갈비 한 짝(32~40kg) 이상을 사왔다”며 “갈비에 양념이 더 잘 스며들도록 하는 다이아몬드 커팅도 부친이 고안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당시 매일 한두 짝씩 구입하던 갈비는 어느덧 매일 스무짝 이상으로 늘어났다.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메뉴는 크게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가지다. 메뉴의 가짓수보다 최상의 맛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이 담겼다. 생갈비는 매일 정량만 판매, 70~80인분은 예약을 받고 나머지는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내어준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휴일에는 정오를 지나면 맛보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양념갈비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양념갈비는 일정 온도에서 이틀 정도 숙성해 손님상에서 참숯으로 구워낸다. 해운대 암소갈비집만의 찍어먹는 소스는 맛의 비법이다. 냉면 대신 먹을 수 있는 감자사리와 갈빗대를 넣어 끓인 된장 뚝배기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대표 메뉴가 됐다. 갈비를 먹고 난 뒤 찬 음식인 냉면보다는 따뜻한 음식이 좋다는 선친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100년 식당의 계획에 대해 윤 대표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친절과 청결, 최상의 맛 유지다”고 말했다. 그 중심에는 고객 만족도가 있다.
그러면서 윤 대표는 해운대 암소갈비집을 찾은 고객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젊은 주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더니 ‘어릴 때는 할아버지와 왔고, 조금 커서는 아버지와 왔고, 이제는 내가 아들을 데려왔다’고 하더라”며 “4대에 걸쳐 우리 식당을 찾은 것이 반갑고 고마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이를 두고 윤 대표는 “맛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며 “이렇듯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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