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화셔터에 끼이는 사고 이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사경을 헤매는 9살 아이. 그 부모가 아들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안전법 개정 등을 국민 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다. 이 청원은 전국 맘카페에 올라오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인 홍서홍군의 엄마는 17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아들을 살려달라는 절절한 호소문을 올렸다. 엄마는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월요일, 서홍군은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형과 함께 학교에 갔다.
아이가 학교에 간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서홍이가 어디에 끼였다”는 전화였다. 아이는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엄마는 다쳐서 알아보기 힘든 아이의 모습에 한 번 무너졌다. 서홍군은 그날 교실로 가던 중, 복도 천정에서 갑자기 내려온 방화셔터에 목 부위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엄마는 “얼굴의 실핏줄은 다 터졌고 두 양쪽 귀에도 압이 차서 피가 터져있고 목에는 상처가 나 있고 얼굴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퉁퉁 부어있고 새파랗고 검은 얼굴이었다”며 “아침에 제가 입혔던 옷은 그대로인데 우리 서홍이가 아니었다. 청원 글을 적는 것조차도 너무 힘들다”고 힘겹게 당시를 떠올렸다.
서홍군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으로부터 ‘무산소성 뇌 손상’이라는 무서운 말도 들었다. 엄마는 “초롱초롱했던 눈은 엄마를 보지 않고 허공만 보고 있고 엄마하고 달려와 안아주던 두 팔은 강직으로 인해 굳어가고 있다”며 “9살짜리 제 아이한테 다시 기저귀를 채우는 마음을 누가 알까. 배관으로 위관영양 하는 제 마음을 누가 알까.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미쳐버릴 거 같은데 참고 또 참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엄마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다친 것도 억울하고 미치겠는데 학교안전법에서 지원되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접치료비 등은 피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현실에 가슴을 쳤다.
그러면서 방화 셔터 안전교육 강화와 학교안전공제회의 지원 확대 등 학교안전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이런 불합리한 일은 우리 서홍이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홍군 엄마의 청원은 18일 오후 현재 1만2000여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여러 맘카페와 커뮤니티에도 “청원에 참여해 달라”는 독려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청원은 1월 16일 마감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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