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 출신 대학교수가 학생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하고 성희롱 발언을 해 학교 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교수가 자진해 학교를 그만둬 사실상 징계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경북 구미의 4년제 모 대학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 3~4월 항공서비스학과 학생 70명을 운동장으로 불러내 얼차려를 시켰다. 이어 줄이 맞지 않는다며 일부 복학생들에게 뒷짐을 진 채 머리를 땅에 박는 이른바 ‘원산폭격’까지 하게 했다. A 교수는 이같은 가혹행위에 대해 “학생 단합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학과복을 예쁘게 입는 방법을 설명해주겠다며 수업 중 모든 학생들이 있는 공간에서 한 여학생을 앞으로 불러낸 뒤 “가슴 사이즈가 작아서 앞인지 뒤인지 모르겠다”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속옷 색깔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학생을 가리켜 ‘떡대’ ‘돼지’라고 표현하는 일도 있었다. 학생들은 A 교수에 의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와 독도의 날 플래시몹 행사 등에 교통비 없이 강제 동원되기도 했다. 폭언에 시달리던 한 학생이 항의하자 A 교수는 “항공사 승무원이 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 A 교수는 이 대학에 올해 3월 전임강사 신분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달여 만인 지난 4월 말 그만뒀다.
대학 측은 지난 11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학생 면담을 하는 등 진상을 파악하고 있으나 A 교수가 그만둬 사실상 징계는 어려울 전망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오는 24일까지 조사를 마친 뒤 대책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홍근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