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에서 방사선 고선량 지점인 ‘핫스팟’이 발견됐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보다 최대 1775배의 방사능 수치가 측정된 것이다.
그린피스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지정된 J 빌리지에서 핫스팟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시설을 갖춘 경기장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 20㎞ 떨어진 지점에 있다. 현재 일본 현지 유소년 축구팀과 해외 축구 선수단이 훈련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 그룹은 지난 10월 J 빌리지 훈련시설 주변 지역을 특수 방사능 측정 장비로 조사했다. 그 결과 잔디나 나무로 조경된 지점에서 고선량 방사선이 확인됐다.
특히 경기장 부근 주차장에서는 최대치인 시간당 71μSv(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 이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기 전과 비교해 1775배에 달하는 수치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나오는 자연방사선은 0.1~0.3μSv/h이다.
카즈에 스즈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캠페이너는 “J 빌리지는 일본 정부에서 수년간 집중적으로 제염 작업을 해온 지역”이라며 “이런 곳에서 다수의 핫스팟이 발견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제염 작업이 실패했으며, 오염 수준이 국가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지난달 이번 조사 결과와 함께 즉각적인 제염 작업 및 시민 접근 제한을 요구하는 서신을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서신에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은 채 최근 핫스팟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아베 정부는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며 “아직 귀향하지 못한 4만명 이상의 피난민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접근 불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방사성 오염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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