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가 5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방일 한국인이 전년동기 65.5%나 줄면서다. 일본 여행 자제운동의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일본정부관광청(JNTO)가 20일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19만7300명으로, 전년 동기(57만1176명) 대비 65.5% 감소했다. 3분의 1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지난 4개월간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전년대비 감소폭은 꾸준히 높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7월 7.6%, 8월 48%, 9월 58.1%였다.
JNTO는 “최근 한·일 사태로 방일 여행을 가까이 두는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태풍 19호의 영향으로 항공 편이 결항 등이 발생한 영향이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일 간 대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방일 관광객의 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인의 방일 관광객 수가 2014년 5월(19만5263명)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관광객 급감은 일본 전체 관광객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한 249만7000명으로 줄어들면서 2개월 만에 하락세에 들어갔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 개최된 럭비월드컵 출전국의 방문객이 전년 동월보다 8만1000명 늘어났지만 한국인 여행자 수 감소가 전체 숫자를 낮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한 7월 이후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의류, 맥주 뿐 아니라 일본여행도 표적이 되고 있다”며 “방일 한국인 관광객수는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가 이번에는 대만보다 밑돌며 3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여행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액도 크게 감소했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한국 수출액은 3818억엔(약 4조124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1%나 감소했다. 또 지난 9월 감소폭인 15.9%보다도 더 낙차가 컸다. 이로 인해 일본이 한국과의 무역에서 거둔 흑자는 1085억엔(약 1조1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41.5% 줄었다.
일본의 수출액 감소는 특히 식료품이나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장치 항목에서 두드러졌다. 일본산 맥주나 식품 소비가 줄어 식료품 수출액이 23.1% 떨어졌고, 승용차 수출액은 63.6%나 급락했다. 반도체 등 제조장치는 49%, 금속가공기기는 50.7% 떨어졌다.
한국의 대(對) 일본 수출(일본이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 총액)도 줄었다. 지난해 동기보다 12% 감소한 2733억엔(약 2조951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액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항목에서 43,2%, 의류와 의류부속품에서 25.8% 감소했다.
일본은 다만 한국과의 무역에서 거둔 흑자는 감소했지만 지난달 전체 무역수지는 4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수출액 감소보다 수입액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액은 6조5774만엔(약 71조17억원)으로 9.2% 줄어들었고, 수입액(6조5601만엔) 감속 폭은 14.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73억엔(약 1867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입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휘발유 등 석유 제품의 수입액이 20.3% 줄었고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액도 각각 3.6%, 11.4% 감소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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