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일어난 암 집단 발병 사태의 주요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유해물질이라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결론이 나오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부와 익산시 등의 대책 마련이 주목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익산에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가진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비료공장이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에 사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 허술한 방지시설 관리로 건조 과장 중 휘발되는 연초박 내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등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돼 장점마을에 영향을 줬다며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환경과학원은 이 업체가 KT&G 신탄진 공장에서 반출된 연초박 2242t을 비료 원료로 불법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인접지역에 대비해 암 발생위험비가 모든 암 1.99배,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2.20배, 기타 피부암 11.60배 등으로 높게 발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 업체가 가동 중단된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 진행한 해당 마을의 침적먼지 TSNAs 분석결과 15개 지점 중 5개 지점에서 이 물질이 검출돼 업체로부터 오염물질이 비산됐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환경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주민 신청을 받아 의료비 지원 등 피해 구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 17일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 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14일 환경보건위원회가 청원을 수용하면서 추진됐다.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그중 14명이 숨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동안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16명이 투병 중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비료공장은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다가 비료관리법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되면서 같은 해 말 폐쇄됐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익산시와 협의하여 주민건강 모니터링,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환경부와 전라북도, 익산시에 마을 주민들에 대한 피해구제, 건강관리, 오염원 제거 등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하며, 앞으로 장점마을과 같은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환경 참사는 KT&G 사업장폐기물인 연초박이 원인이다”며 “KT&G는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사과와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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