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자신의 정규직 전환 채용 과정이 시작되기 전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진행된 김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 뇌물 혐의 공판에는 당시 KT 인사 담당자인 권모(48)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씨는 2012년 김 의원 딸에게 정규직 채용 과정을 직접 설명했었던 인물이다.
권씨는 이날 “당시 김 의원 딸을 KT 서초사옥 16층 직원 휴게실로 불러 (별다른 배경 설명 없이) ‘들으셨죠?’라고 물었다”며 “김 의원 딸이 약간의 고개 끄덕임 정도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친분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팀장이) 뜬금없이 부른다면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만약 김 의원 딸이) 그 목적을 모른다면 되물었겠지만 되묻는 것은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 딸이 정규직 전환 채용 여부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다.
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서류 제출은 어떻게 하는지, 온라인 인성검사는 어떻게 받는지 등을 김 의원 딸에게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 딸이 인사 담당자에게 채용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은 당시 공개채용 서류 접수가 마감되고 인적성 검사까지 끝난 뒤였다. 그러나 김 의원 딸만은 권씨의 설명 후 인사팀 직원에게 메일로 서류를 제출했고, 인적성 검사 역시 인터넷으로 혼자 응시했다. 뿐만 아니라 인적성 검사 결과가 ‘불합격’이었음에도 면접을 거쳤고 최종 합격으로 처리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의원 딸의 지원 분야가 전형 절차 도중 ‘경영관리’에서 ‘마케팅’으로 변경된 사실도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인사담당 매니저 이모씨는 “경영관리는 뽑는 인원이 극소수였기 때문에 최종 합격처리 과정에서 마케팅 쪽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관리 분야에는 소위 스펙좋은 지원자들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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