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안기고 간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20호, 21호 태풍도 일본을 거쳐 갈 전망이다. 특히 제21호 태풍 ‘부알로이’는 소형 태풍이긴 하지만, 일본에 접근하면서 강도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돼 일본에 또다시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20호 태풍 ‘너구리’(Neoguri)는 20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35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하고 있다. 너구리는 현재 중심기압이 97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시속 133㎞, 강풍반경 160㎞로, 강도가 강한 소형 태풍이다.
너구리는 당초 21일 오전 마닐라 북동쪽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일본 가고시마를 지나 도쿄 부근까지 북상한 뒤 소멸할 것으로 예측이 변경됐다. 이날 오후 9시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200㎞ 부근 해상을 지난 뒤 22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 동쪽 약 340㎞ 부근 해상을 거쳐 23일 오전 도쿄 동쪽 약 19㎞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너구리는 일본에 접근할수록 최대풍속과 강풍반경이 줄어들고 크기도 소형 태풍에서 더 커지지 않을 전망이라 하기비스 때처럼 막대한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너구리가 지나간 뒤에는 곧바로 제21호 태풍 ‘부알로이’(BUALOI)가 일본에 상륙할 전망이다. 19일 밤 괌 동남동쪽 1059㎞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의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을 기록하며 태풍으로 발전한 부알로이는 현재 일본 도쿄 남쪽을 향해 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알로이의 중심기압이 992㍱, 최대풍속 시속 83㎞, 강풍반경 15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알로이는 현재 괌 동남동쪽 약 7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부알로이는 현재 강도가 약한 소형 태풍이지만 너구리와 달리 일본으로 접근할수록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24일 오전 일본 도쿄 남쪽 1260㎞ 부근 해상에 접근할 때는 ‘매우 높은’ 강도를 기록하겠으며, 25일 오전 도쿄 남쪽 약 740㎞ 부근 해상에 접근할 때도 ‘강한’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 하기비스가 쓸고 간 뒤 77명의 사망자와 9명의 실종자가 발생하고, 천문학적 단위의 피해가 발생해 여전히 태풍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0호, 21호 태풍이 연달아 일본을 강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본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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