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기자들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성희롱 논란 발언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KBS기자협회는 15일 “방송 중 패널들이 ‘검사들이 KBS 모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한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고 촉구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한 한 패널이 “검사들이 KBS의 A 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성희롱 논란이 일고 있다. A기자는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다. 논란의 방송분은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15일 오후 6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협회는 “문제가 될 것을 예상했는지 발언 당사자는 방송 말미에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며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공지를 통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의 내용을 삭제한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의 발언은 구독자 99만명이 넘는 알릴레오를 통해 라이브로 이미 방영됐다. 협회는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했다.
나아가 협회는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며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알릴레오’ 방송은 지난 8일 유 이사장이 제기한 “KBS 법조팀 기자들이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37)씨를 취재한 내용을 보도는 하지 않고 검찰에 넘겨줬다”는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 내용이 주된 것이었다.
의혹에 대해 KBS 사회부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입장글을 분석하는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검찰과 언론의 유착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조사하는 검사들과 KBS 법조팀 사이에서는 매우 긴밀한 정보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하 KBS기자협회 입장 전문.
<알릴레오>의 경악스런 성희롱...유시민은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는 것이다. 한 패널의 말이다. 기자의 실명도 거론됐다.
이어진 대화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또 다른 패널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급한 ‘다른 마음’이 무엇인지 굳이 묻지 않겠다.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다.
문제가 될 것을 예상했는지 발언 당사자는 방송 말미에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
제작진은 공지를 통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의 내용을 삭제한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사석에서 많이 하는,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이 구독자 99만 명의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
2019년 10월 16일
KBS기자협회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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