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간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비롯해 역내 및 전세계에 걸쳐있는 광범위한 현안에서 일본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하순경 북한 비핵화 관련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대북 대응을 위한 동맹국들 사이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한·일 양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미래를 이루기 위한 동반자로서 건설적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미 국무부가 공개적으로 일본을 향해 이런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다. 한·일 간 균열이 한·미·일 삼국동맹의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이를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자 “정보공유 합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에 “북한 문제 등을 둘러싼 미·일 그리고 한·미·일의 연대가 지금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일본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100% 지원하는 입장이며, 핵·미사일·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된 연대가 손상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2일 미국 뉴욕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회담이 검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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