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지금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기(狂氣)에 가깝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한국당이 가족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남편이자 아버지 앞에서 아내와 딸, 어머니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패륜적인 증인 요구는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후보자는 공무 담당을 위해 온갖 수모를 겪는다고 하지만, 가족까지 패륜적인 질문에 응해야 한다는 말이냐”며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도 했다.
그는 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이 광주일고 정권이란 얘기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광주일고는 내각에서 총리 한 분밖에 없다”며 “1960·70년대에 하던 지역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언동을 이제 와서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서울 사직공원에서 열린 한국당의 장외집회도 거론하면서 “사직공원은 선조들에게 예의를 표하는 곳이지 고함을 지르고 지역감정 선동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제발 기본적 예의는 지키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개원하는 정기국회를 두고는 “올해 국회 파행이 연속돼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데도, 현재 의사일정이 합의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 “일하는 국회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정쟁 아닌 민생을 위해 나서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민주당은 근로기준법, 소상공인 기본법, 빅데이터 3법 등 민생경제법안에 힘을 쏟고 엄중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며 포용국가로 나가기 위한 예산 심사에 책임지고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 앞서 최근 선발된 청년대변인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청년들이 가슴 아파하는 일들이 요즘 많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청년대변인들이) 활동을 잘해서 그분들 의견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달라”며 “공정성 문제를 가장 중시하는 청년들의 의사를 잘 대변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 특히 청년들의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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