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우라늄 추출 과정에서 서해 등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속적인 오염물질 배출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7일(현지시간) 북한 황해북도 소재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활발한 채광활동이 이뤄지고 폐기물 누출도 계속디고 있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그동안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평산 우라늄 광산과 농축공장에서 폐기물 누출이 2017년부터 올해 사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평산 우라늄 공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당시 언급된 북한의 5대 주요 핵시설 가운데 한 곳이다. 38노스는 지난해 11월에도 평산 광산이 우라늄 광석을 채광한 뒤 불순물을 제거해 중간산물인 우라늄정광(yellowcake)을 제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라늄정광은 가공을 거쳐 핵무기급 고농축우라늄(HEU)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북한은 진행 중인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말까지 이 시설(평산 광산과 공장)을 중단 없이 유지·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월 23일 공장 단지 부근 예성강에 인접한 웅덩이에 폐기물찌꺼기가 축적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지난 1년간 공장을 지속해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우라늄 광석 폐기물 찌꺼기에서는 유해 방사성 분자인 라돈이 나오고, 역시 방사성 물질인 라듐과 독성 물질인 비소가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폐기물 찌꺼기 침출수가 지하로 흘러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저수지 둑이 홍수·폭우 등으로 파손·범람할 경우 오염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미국의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지난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평산 우라늄 광산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산 우라늄 광산 주변 강변을 오염시킨 검은 물질은 우라늄 공장에서 나온 폐기물로 보인다”며 강물 오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RFA는 이 강이 흘러 오염물질이 예성강-서해-강화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이를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연결지었다. 매체는 “평산 우라늄 농축공장에서의 폐기물 누출은 지난 2년간 계속됐고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환경영향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설이 운영이 북한이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또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점”라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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