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왜 조국에 분노하나…‘기회의 평등’ 약속 저버렸기 때문

Է:2019-08-21 16:33
:2019-08-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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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입시라는 ‘역린’도 건드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입시 특혜 논란은 가뜩이나 입시, 취업에 허덕여온 20~30대 젊은 층의 허탈함에 불을 질렀다. 분노 역시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표방했던 현 정부에게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왔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기회의 평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이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논란에 박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1일 “젊은 세대는 지난 2016년 말 탄핵 정국을 거치고 정권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현 정권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적잖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무엇보다 바라는 건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라며 “문 정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 후보자가 자녀 특혜 논란에 휘말리자 분노를 강하게 표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청년층에서 이번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특히 높았던 만큼 배신감도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 딸의 의혹이 입시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교수는 “청년들은 조 후보자 딸의 사례를 보고 입시교육에서 여전히 특권층 문화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부모 덕택에 갖은 특혜를 받고 반칙을 써 손쉽게 (대학에) 들어 갔다는 데 분노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도 “엘리트 계층의 입시 교육과 자신들이 받은 일반적인 공교육이 천지 차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고 박탈감에 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 20~30대는 입시 과정을 가장 치열하게 겪은 세대 중 하나”라며 “세대 차원에서 갖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은 고등학교 2학년 때 2주간 단국대 의대에서 인턴을 하고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바 있다.

현재의 젊은 층이 다른 세대보다 ‘기회의 평등’에 민감하다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구 교수는 “2030세대는 구조적인 불평등을 고쳐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기회의 평등”이라며 “그게 보장된 뒤 개인 노력으로 보상받는 건 얼마가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부정부패나 비리에 덜 노출된 만큼 (조 후보자 딸의 사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 관련 의혹에 대해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지만, 젊은 세대는 여전히 분노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의혹이 불거진 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카이캐슬(조국과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합성어)’ 등 조 후보자를 비난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몇 달을 밤을 새가며 논문을 쓴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비난 목소리도 유달리 높다.

취업준비생 윤모(26)씨는 “제 힘으로 하나라도 이뤄보려 열심히 산 젊은이들에 대한 기만”이라며 “스스로가 적폐인데 어떻게 적폐 청산을 하겠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강모(27)씨는 “이번 정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고 했다. 회사원 이모(27)씨는 “입으로는 청렴과 정의를 말해왔다는 게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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