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이해심을 드러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 NHK는 5일 폼페이오 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고노 외무상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조치와 ‘징용공’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자 ‘잘 알고 있다’며 이해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전날 이뤄졌다. 통역만 배석한 짧은 만남이었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당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강행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를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한·일 외교부 수장에게 양국의 관계개선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중재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현재 수출규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은 양국의 문제이며 중재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고위당국자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3국이 만났다는 사실은 해법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도 앞서 NHK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양국 사이에 들어가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NHK는 폼페이오 장관이 고노 외무상과의 회동 때 미국 역시 한국 측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갱신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해졌다. 1년 단위로 갱신되는 지소미아는 연장을 원치 않는 쪽이 협정 만기 90일 전인 오는 24일까지 서면으로 파기 의사를 통보하면 자동 파기된다.
강경화 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때 “지소미아 문제는 한·미·일 안보 협력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로서는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의 발언은 한·미·일 공조 유지를 위해서는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일본 설득에 나서는 등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강 장관의 지소미아 관련 발언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즉답이 없었다”며 “무언의 반응이라면 상당히 엄중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NHK는 이날 정부 관계자의 해석과는 결이 다른 입장을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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