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지소미아 재검토 첫 언급…한·일 관계 파국 치닫나

Է:2019-08-02 18:20
ϱ
ũ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의 발언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상응조치’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연장 거부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직접 지소미아 연장 거부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전략 물자에 대한 우리 수출관리 능력 믿지 못해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다자기구에 가서 한국의 관련 제도가 제대로 돼 있는지 검토해보자고 일본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는 한·일 간 민감한 군사 정보를 교환하는 협정이다. 일본이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고, 안전 보장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지속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은 일본 측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차장은 “많은 분들이 왜 우리가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하지만, 이미 우리 정부 고위 인사의 파견은 7월 중 두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로 다른 2명이 지난 7월 일본을 각각 방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우리 측 요청에 따라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고위 인사를 만났다”며 “당시 우리 측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일본 측이 요구하는 제안을 포함해 모든 사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도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하고 일정 기간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는 소위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우리는 이런 방안에 긍정적 입장을 갖고 협의에 노력했으나, 일본은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이 지난달 29일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는데 일시적으로 현 상황을 동결하고 그 기간에 양측 외교적 합의를 도출해 협상하자고 우리에게 제안했고, 같은날 일본측에도 동일한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미국측의 제안을 기초로 지난달 30일 오후 일본측에 재차 양국간 수출 통제 제도에 대한 설명과 정보 공유를 위한 양국 고위급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은 몇시간 후 우리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이런 노력에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윈스턴 처칠은 생전에 ‘싸워본 나라는 다시 일어나도,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고 했다”며 “이제는 ‘가마우지 경제체제’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마우지 경제체제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을 수입하면서, 한국이 완성품을 수출해도 이득은 일본에 돌아가는 체제를 가리킨다.

김 차장은 일본의 조치에 대한 대응책이 이미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극복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소재 부품산업 육성 전략’으로 부품산업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번에 직면한 어려움을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기회가 되도록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은 역사적으로 항상 소용돌이 속에 있어 왔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주변 열강의 자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에 따라 우리 외교는 많은 도전에 직면에 있다”며 “우리의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면 하루라도 편안한 날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아관파천, 카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한일강제병합 등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한 국가로서 이제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과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동시에 실현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 우뚝 섰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