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쉬고 있던 소방관이 이웃집에 난 불을 보고 초동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2일 대구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2분쯤 대구 달성군 한 건물의 1층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용식 소방관은 ‘불이야’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일어나 집에 있던 소화기 2대를 챙겨 연기가 나는 현장으로 뛰쳐나갔다.
김 소방관은 건물 3층에 주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3층으로 뛰어 가 집에 있던 이웃 주민 3명을 대피시킨 뒤 불이 난 곳 담벼락으로 뛰어 올라 소화기로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른 시간에 문이 잠겨 있어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개의 소화기로도 불이 꺼지지 않아 당황하던 순간 이웃 주민들이 집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결국 10개가 넘는 소화기를 터트린 후에야 화재를 완전히 진화할 수 있었다. 최초 신고를 하고 인명대피와 화재진화를 도운 이웃주민도 의용소방대원(조진환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장비 없이 불을 꺼야한다는 일념으로 화재를 진화하던 김 소방관은 연기 흡입과 좌측 정강이 찰과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소방관은 강서소방서 119구조대에서 구조팀장을 맡고 있다. 1991년 대구소방에 임용돼 28년 넘게 수많은 재난 현장을 누빈 베테랑 소방관이다.
김용식 소방관은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인 것 같다”며 “소방관으로서의 의무감으로 이웃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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