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용기가 지나간 경로가 ‘한국 영공’임을 적시했다. 그는 한국의 경고사격을 일본이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한일 방문 시 함께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전날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 에스퍼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기억하는 한 러시아 군용기가 남쪽으로 비행한 것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며 그들이 한국 영공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처음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 자세히 살펴보진 못했지만, 그것(처음이라는 사실)이 내가 이해하는 바”라며 “한국은 일종의 억지를 위해 분명히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 시 한국이 대응한 것을 두고 한일 간 갈등이 있었던 것도 논의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인데, 일본은 한국의 경고 사격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이 사안이 (한일) 양국 및 미국과의 관계와 어떤 관련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내가 태평양 지역으로 가 그들(한국과 일본)을 만나게 되면 이는 내가 그들과 논의하고자 하는 사안들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23일 에스퍼 장관이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3일 오전 러시아 폭격기는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2차례에 걸쳐 약 7분간 침범했다.
이에 한국 공군은 F-15K와 F-16 등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A-50 전방 1㎞ 근방에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고, 일본 자위대 군용기도 긴급 발진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는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각각 “우리(일본) 영토에서 이런 행위를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을 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일본의 억지 주장에 대해 24일 입장자료를 내고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이므로 독도에 대한 어떠한 외부 침범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해 일본의 주장을 일축시켰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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