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평화를 만들어 내고,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해 다시 하나가 돼 나가는 과정에 기독교계가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또 교계가 지금의 정치권이 하지 못하고 있는 ‘통합의 정치’를 위해서도 역할을 해 달라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교단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아주 크다”며 “교인들 수가 많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발전해 온 과정에서 기독교가 해왔던 역할이 그만큼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독립, 경제 발전, 민주주의, 인권, 복지 등 측면에서 헌신해 준 기독교계에 정말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는 기독교계에 조금 더 바라는 점이 있다. 지금까지 해 온 역할에 더해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불과 2017년까지 북한의 핵실험이라든지,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 때문에 한반도에 조성된 높은 군사적 긴장, 전쟁의 위협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 않으시냐”며 “그 후 1년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평화와 비교해보더라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어딘지는 자명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또 하나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통합”이라고 했다. “과거처럼 독재·반독재, 민주·비민주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향해 손잡고 나아가는 통합된 시대, 통합의 민주주의가 필요한데, 아시다시피 정치가 스스로 통합의 정치를 못하고 있으니 기독교계에서 역할을 해주시면 고맙겠다”는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총회장 이승희 목사는 “지난 주일(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들이 회동하는 장면을 보면서 참 감동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 목사는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일에 정부와 교회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 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