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견 ‘메이’를 잔인하게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병천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가 자신의 논문에 아들을 공동저자로 올리고 강원도 수의대 편입 과정에 부정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이 교수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소 복제’ 관련 논문에 제2 저자로 당시 미국의 한 고등학교 소속이었던 아들의 이름을 올렸다고 16일 보도했다. 매체는 이 교수의 아들이 또 미국 대학에 다니던 2013년과 2015년에도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고 부연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발표한 ‘소 복제’ 논문은 저명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이 논문의 저자는 모두 4명이며 이 중 제2 저자로 등록된 이모씨는 이 교수의 아들이었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아들이 해당 논문 작성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최근 교육부에 보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KBS에 “연구 노트 자체가 없다. 아예 쓰지 않았다”며 “실험 보조 정도 한 거지, 연구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냐, 이런 취지인 것 같은데. 직접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올리면 연구 부정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2013년과 2015년에도 자신의 논문에 아들의 이름을 올렸다. 이 교수는 서면을 통해 고등학생 아들을 저자로 올린 2012년 논문에 대해 ‘서울대의 실태조사에 응해 검증을 마쳤다’고 답했고, 다른 2개의 논문에 대해선 아들이 ‘방학 기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작성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고 KBS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아들이 2015년 강원도 수의대 편입 과정에서 부정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5명 정원에 전국에서 116명이 지원해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단계에서 학점과 수학계획서 등을 종합 평가해 10배수를 추렸고 2단계에서 영어 40% 면접 60%를 반영해 최종 5명이 뽑혔다.
면접엔 수의학과장을 포함해 수의학과 교수 5명이 참여했다. 면접에 참여했던 A교수는 합격 청탁 전화를 받았다고 매체에 털어놨다. A교수는 면접 전날 지방 국립대 교수에게 전화가 와 ‘나와 가까운 지인인데 이름만 하나 기억해달라’며 이 교수의 아들 이름을 말했다고 했다. A교수는 자신이 이 교수의 아들에게 불합격 점수를 줬지만 결국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청탁한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이 교수 지도 아래 석‧박사 논문을 썼고 현재 연구 사업을 함께하는 이 교수의 최측근이다. 면접관 5명 중 3명은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아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편입학해 졸업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교수의 아들은 지난 3월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입학해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함께 근무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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