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러섬 없는 칼과 칼의 대결이었다. 양팀 탑 라이너의 육중한 검이 소환사의 협곡을 갈랐다. 그러나 조금 더 빛났던 건 ‘칸’ 김동하의 검이었다.
SK텔레콤 T1은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리핀과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 0 승리를 거뒀다.
1세트부터 각축전이 벌어졌다. 초반 최성원의 사일러스가 김동하의 헤카림을 상대로 솔로킬을 냈다. 직후 렉사이(클리드)에게 제압당했지만 분위기를 올릴 수 있는 슈퍼플레이였다. 이후 최성원은 미드와 바텀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전투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특히 이즈리얼, 헤카림 등의 궁극기를 ‘강탈(R)’로 빼앗아 활용하며 사일러스 선택의 이유를 증명했다.
중반부터 김동하가 살아났다. 헤카림의 기동력이 점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스플릿 압박으로 그리핀의 사이드 인원 배치를 강제했다. 35분경 화룡정점을 찍었다. 상대 정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순간이동 합류 후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는 플레이로 대승을 이끌었다. 이를 기점으로 내셔 남작 버프를 챙긴 SKT는 장로 드래곤 전투에서 4킬을 올리며 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기세를 탄 김동하의 활약이 2세트에서 이어졌다. 1레벨 전투에서 ‘칸’ 김동하가 1킬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점화를 든 헤카림으로 라인전에서 킬을 노려보려 했던 최성원은 시작부터 상황이 꼬였다. 이후 올라프(타잔), 리산드라(쵸비)가 연달아 탑에 합류해 아칼리를 노렸지만 ‘황혼의 장막’ ‘존야의 모래시계’ 등을 정확한 타이밍에 쓰며 깔끔하게 생존했다. 이후 대규모 교전마다 종횡무진 활약하며 세트 전체 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자신감을 얻은 김동하가 3세트에서 리븐을 꺼냈다. 최성원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트록스를 고른 그는 리븐의 저돌적인 공격을 무던하게 흘리며 다시금 솔킬을 만들었다. 최성원의 활약이 도화선이 돼 불리한 입장에 있던 그리핀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엔딩은 ‘칸’이었다. 중반 이후 합류전에서 리븐이 전광석화 같은 돌진으로 상대 진영을 파훼했다. 대미지 뿐만 아니라 ‘부러진 날개’ ‘용맹’으로 치고 빠지는 어그로 핑퐁도 발군이었다. 칸의 활약에 힘입은 SKT는 드래곤 앞, 내셔 남작 둥지 앞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며 3대 0 완승의 매듭을 지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동하는 “솔로킬을 따인 건 따인 거고, 이긴 건 이긴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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