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무혐의 처분이 난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이 전직 직원의 폭로를 계기로 재점화되면서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햄버거병 아이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맥도날드 아웃(OUT)’을 내건 불매운동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지난 4일 JTBC는 2016년 오염된 패티가 사용된 맥도날드 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 장애를 갖게 된 피해 아동의 이야기를 전하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맥도날드 전 점장 김모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2017년 12월 검찰 조사 하루 전날 맥도날드 본사 법무팀과 대응 방법을 논의했다고 털어놓았다. 법무팀은 김씨에게 조사 때는 “다른 말은 하지말고 검사가 묻는 질문에 답변만 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다음 날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패티가 덜 익을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으냐?”라는 질문에 “정확한 온도와 시간으로만 조리해서 절대 그런 패티가 나올 수 없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날 자신이 진술한 것들이 ‘허위’였으며 “패티 굽는 기계를 정상으로 작동시킬 때도 일부 패티가 설익는 경우를 수차례 목격했지만 (검찰 조사 때는) 옆에서 내가 하는 말을 회사 측 변호사가 받아적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진술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JTBC에 출연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은주씨는 “오염된 버거를 먹은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신장 기능을 90% 가까이 잃어 매일 10시간 가까이 투석을 한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최은주씨는 2016년부터 1년 동안 총 5명의 아이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이상증세를 보였는데도 지난해 검찰이 맥도날드를 무혐의로 결론 내린 것에 대해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면서 최은주씨는 맥도날드가 장출혈성대장균(O-157)에 오염된 패티의 존재를 알면서도 이를 감췄다며 재수사를 주장했다.

2016년 사건 직후, 맥도날드 측은 당시 오염된 패티를 발견하고 전량 회수한 뒤 폐기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도 “아이가 그 패티를 먹고 아픈 것이라는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맥도날드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전직 직원의 폭로로 논란이 재점화되자, 한국맥도날드 측은 “아픈 어린이와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린이의 건강이 회복되도록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오염된 패티의 존재를 판매한 것도 모자라 알면서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분노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확한 재수사를 진행해서 먹는 것만이라도 안심할 수 있고 먹게 해달라”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맥도날드 불매운동 목소리도 나왔다. 트위터 등 각종 SNS에는 ‘맥도날드 아웃’ 표어를 내세운 인증사진뿐 아니라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배탈이 났는데 문제 있는 것 아니냐”라는 글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맥도날드 불매한다. 햄버거만 먹은 날이었는데, 살면서 그렇게 심하게 구토를 한 것은 처음이다. 병원에서는 식중독이라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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