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8일 체포돼 이틀째 조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1)씨가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자택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간이검사에서는 마약을 투약한 뒤 열흘이 지나면 음성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최근에 하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미다.
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에 따르면 하씨의 소변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하씨가 지난달 말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하씨가 돈을 입금하고 필로폰을 건네받아 이달 초 투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하씨가 과거에도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또 다른 누구와 함께 투약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씨는 단독으로 투약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하씨로부터 모발을 임의로 제출받아 소변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가 끝나는대로 하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씨는 전날 오후 4시10분쯤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체포됐다.
앞서 이날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조사실로 향하는 하씨에게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자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하고 곧바로 들어갔다.
미국 출신인 하씨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해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을 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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