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노경은(35)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노크하고 있다. 꿈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달 29일 “노경은 선수와 FA 협상을 진행했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되어 FA 계약을 포기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협상 결렬을 보도자료로 낸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다.
노경은과 롯데는 오랜 시간 협상을 벌였지만, 옵션 2억원을 둘러싸고 끝내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파국을 맞았다.
노경은은 어쩔 수 없이 해외 리그로 눈을 돌렸다. 왜냐하면, 그를 받아줄 국내 프로 구단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봉이 1억원이기에 최대 300%의 보상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상선수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35세 노장 투수를 유망주까지 내주며 영입에 선뜻 나설 구단은 없다.
만약 보상선수 규정이 없었다면 노경은의 국내 프로 구단 이적은 가능했을까.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구단이 수두룩하다. 또 노경은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3게임에 나와 132.1이닝을 소화했다.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51,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19에 불과했다. 퀄리티스타트도 10차례나 기록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2012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한 바 있고, 2013년에도 10승 10패를 거두기도 했다. 180.1이닝까지 소화한 전력이 있다. 그런데도 그는 국내 구단 어디에서도 콜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냉정히 따져 노경은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롯데와 노경은 양측이 자존심을 버리고 재협상에 나서는 게 가장 좋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까지 거부하고 있는 롯데가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민다면 노경은 또한 물러설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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