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A4 2장 분량이라고 밝혔다. 워드프로세서의 기본 값을 기준으로 200자 원고지로 15매에 해당한다.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알려진 정상 간 친서 분량으로는 장문의 서신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후 4시20분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냈다.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데 따른 아쉬움과 앞으로의 방문 의지도 친서에 담겼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답방 시기, 비핵화 의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정상 간 친서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 의역해 전달한다”며 “김 위원장이 서울 방문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만 설명했다.
다만 친서의 분량에 대해서는 “A4 용지로 2장”이라고 밝혔다. 이 분량을 한글과컴퓨터사의 ‘한글’, 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워드’처럼 흔히 쓰이는 워드프로세서의 기본 글자크기 10pt로 가득 채워 작성하면 3000자 안팎이 된다. 구체적인 제안 등이 없는 덕담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분량이다.
김 위원장의 서신이 연내 답방 무산의 아쉬움, 간단한 새해인사 수준에 그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다만 북한은 평양정보센터에서 개발된 ‘창덕’ 등 자체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 실제 분량은 다를 수 있다. 서한 자체의 편집 형식에 따라서도 분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4 용지 1장 분량(한글·영문본 2장)의 친서를 갖고 귀국했다. 이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사용한 도입부로 큰 주목을 끌었다. 서한 자체는 짧았다. 서명을 제외한 본문은 200자 원고지 2매에 미치지 않는 350자 안팎으로 작성됐다. 지난 6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는 거대한 편지 봉투 크기로 화제를 모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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