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갑질’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성탄절인 25일 결국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자리에 선 제 심정은 회초리를 드신 국민들이 제 종아리를 때려주셔도 그 질책을 달게 받겠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늘 아침 김포공항 보안 요원에게 직접 사과 전화를 드렸다. 노조위원장에게도 정중한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당사자이신 공항안전요원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일을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의 엄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으로 거듭나도록 더욱 겸손하게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도중 세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사퇴하라는 야당 요구에 대해서는 “그 답변은 당에서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에서 보안검색을 받던 중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달라는 보안요원에게 호통을 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당시 보안 근무자가 한국공항공사에 제출한 경위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 새X들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뭐 대단하다고 갑질을 하는 거야”라며 신분증 제시를 거부했다. 또 보안요원들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날인 24일까지만 해도 자신이 ‘갑질을 당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또 “(이번 사건은) 한국공항공사가 제보한 것이며 바로 다음 날 사과를 했는데 계속 키워 나가는 데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제가 가장 대척점에서 (김해 신공항 반대를) 주도해 와서 이것에 타격을 주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야당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사과한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도 김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와 국토위원직 사임을 촉구했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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