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발표한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신 풍경과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60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었고 1인 가구 비율은 28.6%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인구의 경우 2000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대한상의는 우선 어르신 시장 확대를 앞으로의 주요 변화로 꼽았다. 소비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현재 60세 이상인 인구는 구매력과 지출 의향이 있는 것은 물론 온라인쇼핑에도 능하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이 보고서에서 “일본은 고령자들이 의료·간병 산업 등 전통적 어르신 소비뿐 아니라 은퇴 전 현역 시절과 비슷한 소비행태를 보이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70세 이상 고령층이 가계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홀로 소비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2000년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이 지난해 28.6%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1인 가구 비중에 34.5%인 일본의 경우 백화점과 슈마마켓 등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편의점 매출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편의점 간편식 매출액은 2007년 2조7086억원에서 지난해 4조4231억엔으로 증가했다.
국내 식품업계도 이런 변화를 포착하고 전문점 수준의 맛은 물론 씹고 삼키기도 편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노인 인구와 1인 가구를 공략해 관련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그리팅 소프트’ 연화식 신제품 3종(‘입에서 녹는 동파육’ ‘더 부드러운 등갈비찜’ ‘더 부드러운 LA갈비’)을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연화식은 음식 모양·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품이다.
신제품 3종은 음식 강도가 기존 연화식 육류 제품보다 10~20% 더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현대푸드는 “씹는 힘이 약하거나 치아가 불편한 고객도 쉽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소비자들을 위해 특급호텔 출신과 국제 조리대회 출전 경력이 있는 국가대표 조리사 등 사내 전문 셰프 20여명을 동원해 전문점 수준의 맛을 내는 데 힘을 줬다.
국내 HMR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한국 HMR 시장 규모를 올해 기준 19억4100만달러로 추산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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