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원시적 전설의 모음집이라고?

아인슈타인의 ‘신의 편지’를 반박한다



독일 태생 유대인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신의 편지’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90만 달러(32억 2000만원)에 팔렸다. 신의 편지는 아이슈타인이 사망하기 1년 전 쓴 것으로 그의 종교적, 철학적 견해를 담은 사적인 편지로 알려져 있다.

편지는 1954년 당시 74세의 아인슈타인이 독일 철학자 에릭 구트킨트에게 보낸 것으로, 그의 기독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피력했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내게 ‘신’이란 단어는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한 것이자 그 결과물로 여겨진다. 성경은, 경의를 표할 만하지만 한편으론 매우 원시적인 전설의 모음집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미묘한 해석을 덧붙여도 내게 이런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썼다.

과연 하나님은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한 결과물일까. 성경은 한낱 원시적 전설의 모음집일까. 이에 대한 기독교적 응답은 무엇인가.

기독교 변증가인 박명룡 청주서문교회 목사는 “한편으로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있다. 인간은 한계를 가진 존재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 인간은 죄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이 같은 인간의 유한성을 생각해볼 때 인간은 본성적으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신이란 단지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신은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인간의 근본과 우주의 근원에 대해 알려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목사는 “예컨대 아인슈타인이 즐겨 풀고 연구한 우주의 신비한 법칙들은 어디로부터 왔는가”라고 묻고 “우주의 중력, 약력, 강력, 전자기력 등 최소한 21가지 이상의 우주 상수들은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미세하게 조정돼 있다”고 했다.

이어 “우주는 왜 미세 조정돼 있으며 생명체의 기원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나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등의 근본적 질문에 대한 가장 강력한 답변 중 하나가 바로 신(God)”이라며 “신은 인간의 나약함 그 이상의 우주 근원의 수수께끼를 알려주는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답했다.

우주의 미세조정이란 물리학의 여러 기본상수들이 지금과 조금만 달랐어도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딱 맞게 설정돼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의 우주와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조정된 매개변수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연 치고는 너무나 미세하고 정밀해서 신적 존재가 아니면 이런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표적 무신론자였던 고(故) 크리스토퍼 히친스도 미세조정만큼은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 목사는 성경은 원시적 전설의 모음집이라고 평한 아인슈타인의 평가에 대해서도 “성경은 이 세상의 시작을 알려주는 책이며 역사성을 그 기초로 하고 있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성경은 인격적 창조주가 이 세상을 자신의 의지로 창조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따라서 성경은 우주의 근원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성경을 제외한 어떤 경전도 인격적인 창조주가 세상을 창조했다고 알려주지는 않는다.

성경은 단순히 전설 모음집이나 좋은 말을 정리한 책이 아니다. 역사성에 기초해 기록된 책이다. 박 목사는 “특히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에 관한 기록은 고대에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 중에 가장 탁월한 역사적 기록을 갖고 있다”며 “예수의 기록과 고대 역사 인물 기록을 비교해보면 예수에 관한 기록이 탁월하다는 것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말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고대 종교 경전들은 모두 다 구전으로 전승된 기간을 갖고 있다. 각 종교 창시자들의 생애와 가르침은 일정 기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기간을 거쳐 후대의 어느 시점에 문서로 기록된 것이다. 따라서 해당 고대 인물에 관한 구전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내용이 변질되지 않았으며 역사적 신뢰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단군신화의 경우 단군이 BC 2333년에 나라를 세운 후에 그의 이야기가 구전돼 AD 1281년 승려 일연에 의해 삼국유사에 기록되기까지 최소한 360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여러 여건을 감안해도 단군 이야기가 문자로 기록되기까지는 최소 2000∼3000년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BC 6세기에 살았던 부처의 가르침은 대부분은 AD 1세기에 기록됐다. 초기 불교의 대표적 경전은 일반적으로 세 바구니를 뜻하는 삼장(三藏)이다. 부처의 중요한 가르침을 담은 이 경전은 인도 최초의 통일 왕조를 이룬 아소카왕(BC 272∼232) 때에 기록됐거나 그보다 훨씬 후대에 기록됐다. 부처의 전기도 수백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승돼 내려와 마침내 AD 1세기에 문서로 완결됐다. 부처의 생애와 가르침은 그의 사후에 구전 기간을 거쳐 약 230년에서 600년 지나 기록된 것이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는 AD 570년에서 632년까지 살았다. 무함마드의 생애를 기록한 전기는 AD 767년 기록됐다. 이는 무함마드가 죽은 후 135년이 지나서야 그의 전기가 문서로 기록됐음을 말한다. 그의 가르침은 그가 죽은 후 최소 20년에서 200년의 구전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반면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기록한 복음서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 후 30년에서 60년 사이에 기록됐다. 예수에 관한 사도 바울의 가르침은 예수의 죽음 이후 18년에서 35년 사이에 기록됐다. 따라서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담고 있는 신약성경은 예수의 죽음 후 18년에서 60년 사이에 문서로 기록됐다.

박 목사는 “예수의 부활은 인간의 냐악함을 해결해 줄 뿐 아니라 인간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예수 부활에 대한 역사적 증거는 매우 풍부하다. 예수의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라면 성경은 원시적 전설의 모음집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와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의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변증전도연구소 소장 안환균 목사는 “아인슈타인은 이미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하는 신을 상상할 수 없다’는 말로 성경 속의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낸 바 있다”며 “인격적이고도 거룩한 신의 존재에 대한 그의 회의적인 태도는 무신론적 자연주의를 기조로 하는 과학주의 또는 과학만능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의 신관을 그대로 대변해준다”고 평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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