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되는 항공 마일리지, 결국 열쇠고리나 빵으로 끝?

Է:2018-11-23 15:16
:2018-11-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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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피해보는 구조”

픽사베이 제공


직장인 김은경(38·여)씨는 항송사 이메일에 속이 쓰리다. ‘소멸예정 마일리지에 대해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날아오는 항공사 이메일이다.

차곡차곡 모아둔 김씨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중 일부는 내년 1월 1일 사라진다. 사라지는 김씨의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9600, 아시아나 5400마일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2008년부터 약관을 바꾸면서 마일리지 유효기간(10년)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약관에 따라 대한항공 고객은 2008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쌓은 마일리지를 올해 안에 써야 한다. 아시아나 역시 2008년 10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모아놓은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한다.

김씨의 경우 모아놓은 마일리지가 워낙 소액이라 항공권 구매는 꿈도 꾸기 힘들다. 그나마 대항항공 마일리지의 경우 남아 있는 마일리지를 조금 보태면 1만 마일리지 짜리 제주도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마일리지 사용을 위해 계획에 없던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던 김씨는 결제창을 열었다가 곧바로 닫았다. 공제될 마일리지와 별도로 세금 및 제반요금으로 2만2000원 가량을 추가로 내야 했다. 여기에 현지 숙소, 렌터카도 빌려야 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구조였다.
대한항공 홈페이지

항공권 구매를 제외하면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사용할 곳이 많지 않다. 살 수 있는 물건은 대한항공 로고 상품 뿐이다. 렌터카나 코트룸, 공항 버스 등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지 않는 한 사용하기 어렵다. 민속촌 입장권 구매도 제주민속촌만 해당된다. 결국 김씨는 9600마일리지를 대항항공 로고 상품에 모두 사용했다. 여행 파우치, 대한항공 캐릭터 열쇠고리와 텀블러를 구매했다.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는 사용할 곳이 많다. CGV로 영화를 예매하고 이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물론 제한은 있다. 이마트에서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면 최소 10만원의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소액 결제에 최적인 것은 위클리 딜즈다. 햄버거와 커피, 영화, 제과부터 김밥, 피자까지 매주 달라진 상품을 만날 수 있다. 김씨는 위클리 딜즈에서 빵과 커피 2잔, 치킨을 구매하는데 마일리지를 모두 사용했다.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

김씨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소멸 예정 마일리지를 모두 사용했지만, 홀가분하면서도 씁쓸했다. 기껏 어렵게 모아놓은 마일리지를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쫓기듯 빵과 캐릭터 상품에 사용한 게 아까웠고 항공사 횡포처럼 느껴졌다.

소비자주권회의는 23일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제한된 사용처와 자의적 마일리지 정책으로 사용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면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 적립한 항공마일리지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회의에 따르면 대한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2017년 말 기준 총 2조982억원 규모다. 아시아나 항공은 5500억원에 달한다. 소진되지 못하고 소멸이 임박한 마일리지는 전체 마일리지의 30%로 추산되고 있다.

소비자주권회의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라지는 항공마일리지, 이대로 두시겠습니까’라는 주제로 항공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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