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잡지는 저 같은 사람을 쓴 적이 없어요. 뚱뚱한 몸을 잡지 표지에 넣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죠.”
127㎏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테스 홀리데이(만 33세)는 잡지 ‘코스모폴리탄’의 표지 모델 제안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에 이렇게 밝혔다. 홀리데이는 “내 모습을 왜곡하지 않은 채 사람들이 내 진짜 몸을 볼 수 있는 구도로 (표지에) 들어가 굉장히 자랑스럽다”며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나와 같은 몸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홀리데이는 코스모폴리탄 10월호의 표지 모델이 됐다. 사진 속 그는 초록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당당하게 포즈를 취했다.
홀리데이는 “말 그대로 코스모 걸이 됐다. 이 말을 하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며 “이런 기회를 준 코스모폴리탄 영국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만약 내가 어렸을 때 나와 같은 몸을 가진 모델을 이런 잡지에서 봤다면, 내 인생이 변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의 비난에 홀리데이는 “물론 그들은 내가 뚱뚱하다는 것에 화가 나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겐 일상”이라고 반응했다. “난 한 번도 내 팔로워들에게 살을 찌우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어 “나는 뚱뚱한 나 자신을 사랑한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비만을 촉진시키고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지만 내 몸으로 하는 모든 일은 다른 사람이 상관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홀리데이는 “지난 3일 동안 알아차린 게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사람들은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변화의 물결에 참여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홀리데이가 지적했듯, ‘플러스 사이즈’는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많은 패션 블로거들은 “플러스 사이즈의 여성들은 패션 브랜드가 끌고 가는 움직임에서 매번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의 파워 블로거·인플루언서 스테파니 예보아(Stephanie Yeboah)는 SNS를 통해 “플러스 사이즈 캠페인에 세워지는 많은 여성들은 단순히 “납작한 배, 큰 엉덩이, 큰 가슴을 지녔다”고 지적한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그보다 더 뚱뚱한 여성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보아는 “이건 캐스팅된 모델의 잘못이 아니다. ‘플러스 사이즈’를 멋대로 해석해 캐스팅한 에이전트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에 직면한 여러 패션 브랜드들은 ‘플러스 사이즈’의 범위를 넓히고 펠리시티 헤이워드(Felicity Hayward)와 같은 모델을 쓰고 있다. 헤이워드는 “나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다. 큰 엉덩이와 가슴을 갖고 있지만, 뱃살도 많다”고 말했다. 로레알 등의 모델인 그는 “여성의 몸은 다양하고 사이즈도 다양하다”며 “브랜드는 다양한 여성의 몸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헤이워드는 “모든 브랜드가 스몰 사이즈의 모델만 쓰고, 보정 속옷을 입히며, 포토샵으로 몸을 왜곡한다”며 “진짜 몸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헤이워드의 몸은 포토샵으로 수정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광고·캠페인에 실린다.
그는 홀리데이가 잡지 표지를 장식한 것에 대해 “놀라운 승리”라며 “플러스 사이즈의 여성들이 오랫동안 필요로 했던 변화다. 더 많은 몸과 인종을 캐스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세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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