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예상보다 3년 빠른 2057년 고갈…“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탓”

Է:2018-08-17 02:00
:2018-08-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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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1년 1778조원 최대, 2042년 적자로…2057년 소진…“보험료 인상 요인”

국민연금4차재정추계 결과 및 연금제도 개선 방향 공청회가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고 있다.

국민의 노후 자금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2041년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은 2057년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됐다.

당초 예상됐던 소진 시점(2060년) 보다 3년 빨라졌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의 지속, 저성장이 국민연금 재정에 나쁜 영향을 미쳐 고갈 시점을 앞당긴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8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4차 재정계산 결과를 공개했다.
성주호 국민연금4차재정추계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재정계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연금법은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수지를 계산하고 국민연금운영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3년 1차, 2008년 2차, 2013년 3차 재정계산이 이뤄졌다.

이번 4차 재정 추계 기간은 올해부터 2088년까지 향후 70년간으로 설정됐다. 국민연금 제도의 성숙 및 가입자의 생애를 고려해 2, 3차 재정계산 때 추계 기간과 동일하다.

우선 현재의 연금 보험료율(9%)과 급여 수준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재정 추계 기본안이 마련됐다.

추계 결과 올해 5월 기준으로 634조원인 국민연금 적립금은 계속 불어나 2041년 1778조원을 기록, 정점을 찍은 뒤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차 재정 계산때 예측됐던 적자 시점(2044년)과 소진 시점(2060년)이 각각 2년과 3년씩 빨라졌다.

적립금의 최대 기록 시점도 2043년에서 2041년으로 앞당겨졌고, 최대 적립금 규모는 2561조원에서 1778조원으로 783조원 줄었다. 수지 적자 시점은 총수입(보험료 수입+기금 투자 수익) 보다 총지출(연금 급여 지출 등)이 더 많아지는 때를 말한다.
재정추계위원회는 “최대 적립금 규모가 줄어든 것은 경제 성장률 둔화로 임금 상승률과 금리 등이 3차 계산 전망 때 보다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립금 규모는 2034년 48.2%까지 증가하다 감소하고 2050년 24.4%까지 떨어지는 걸로 예측됐다. 올해 1.3%인 GDP 대비 연금 급여 지출 비중은 점차 증가해 2070년 이후 9% 안팎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추계위원회는 기본안 외에 최근의 저출산 경향을 고려해 대안으로 저출산 및 (합계)출산율 1.05명 유지 시 시나리오도 함께 검토했다.
저출산(인구 중위에서 출산율을 저위로 설정)의 경우 2015년 합계 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1.24에서 2020년 1.10으로 줄다가 2040년 1.12, 2088년 1.12명으로 유지되는 걸 가정했다. 아울러 2015년 합계출산율 1.24에서 2016년 이후 1.05를 계속 유지할 경우를 가정했다.
두 가지 가정안으로 추계한 결과 기본안과 마찬가지로 적립금 수지 적자 시점(2042년)과 소진 시점(2057년)은 동일하게 나왔다.

재정추계위원회는 4차 재정계산 관련 가정 변수로 인구 변화(통계청 2015~2016년 장래인구 추계 활용)와 거시경제 지표(임금 상승률, 물가 상승률 등), 기금운용수익률, 연금 제도 변화(국민연금 가입률 등)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3차 재정계산 대비 출산율은 하락하고 기대수명이 상승해 연금 적립 기금 보유 기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계 기본안의 경우는 합계출산율이 2015년 1.24에서 2020년 1.24, 2030년 1.32로 올라가다 2040년부터 1.38을 유지하는 걸로 가정했다.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 남자 79세, 여자 85.2세에서 점점 상승하다 2088년 남자 90.8세, 여자 93.4세가 되는 걸로 봤다.

위원회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져 연금 가입자가 감소해 보험료 수입이 줄고 기대 수명의 증가로 연금수급 기간이 늘어나 보험료 지출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 변수의 경우 3차 재정 계산때 보다 경제성장률 하향이 점쳐져 그에 따른 임금 상승률과 금리 등이 모두 낮게 전망됐다. 임금 상승률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보험료 수입이 줄어드는 효과를 내고 장기적으론 연금 급여 지출도 감소한다. 낮은 금리는 기금운용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위원회는 “기금운용 수익률도 3차 때보다 내려 갈 것으로 전망돼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걸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올해 2182만명에서 내년 2187만명으로 늘어 최고점을 찍은 후 근로연령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점차 줄기 시작해 2088년에는 1019만명 수준으로 반토막 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노령연금 수급자 수는 올해 367만명에서 고령화 진전 및 현재까지 증가한 가입자가 수급자로 전환돼 지속 증가해 2063년에 최고 1558만명으로 늘어난 뒤 이후 감소세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노령)연금 수급률은 올해 36.2%에서 2070년 84.4%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애 및 유족연금까지 포함하면 2070년에 65세 이상 인구의 90.8%가 국민연금 수급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의미하는 ‘제도 부양비’는 올해 16.8%에서 2030년 35.0%, 2040년 62.7%, 2068년 12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3차 재정계산 때 보다 제도 부양비가 높아져 미래 세대의 부담이 늘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박성민 추계실장은 “4차 재정추계 결과 국민연금의 재정 상태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의 영향으로 이전(3차 추계) 전망에 비해 악화됐으나 선진국에 비해선 비교적 건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금의 역사가 오래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우리처럼 ‘(부분)적립 방식’이 아닌 ‘부과 방식(적립금 없이 현 세대 노령층의 연금을 현 세대 근로계층에게 거둬 지급하는 방식)’ 운영으로 적립금이 거의 없는 상태로 운영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2057년까지는 연금 급여를 지출할 수 있을 만큼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고 보험료 수입 대비 급여 지출 수준도 당분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2029년까지는 매년 보험료 수입이 필요한 연금 급여 지출액 보다 많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 실장은 “다만 인구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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