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절기상 대서인 23일 아침 강릉에서는 최저기온이 31도에 머물러 기상청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한 재난 전문가는 올해 최악의 경우 40도를 넘길 수 있고, 당분간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김도우 기상연구사는 23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더위가 심할 때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1994년 사례와 많이 비교한다. 지금 더위는 94년과 유사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94년 폭염은 최악인 동시에 운이 좋았던 사례였는데, 7월 초부터 폭염이 시작돼 정작 가장 더워야 할 8월 초부터 중순까지는 태풍 3개의 직간접 영향을 받아 더위가 한풀 꺾였다”며 “그런데 이번 여름엔 더위가 일찍 시작됐고 8월 기상 상태에 따라 94년 폭염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사는 ‘원래는 7월 말 8월 초부터 중순까지를 가장 더운 때로 보는데 만약 그때 태풍이 오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더워질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더위는 지속될수록 대기 하층이나 지표에 열이 축적돼서 기온이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8월 초쯤에 기온이 정점을 찍기 때문에 향후 기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주말에 서울 기온이 38도를 찍었는데 이보다 더 올라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 연구사는 “그럴 수도 있다. 지금 정규 관측소에서 관측된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엔 최악의 경우 40도도 준비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노인 인구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10년에 폭염이 심하게 발생하면서 열사병으로만 1600명 가까이 사망했다는 집계가 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폭염에 의한 인명 피해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사는 ‘그동안 재난안전법상 폭염은 자연재해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와 국회에서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시켜야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동의한다. 폭염이 태풍, 지진과 같이 다른 재난과는 조금 다른 특징이 있어서 그간 재난안전법상 명확히 재난이라고 명시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대규모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폭염을 재난으로 명확히 명시하고 그 후속 대책들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더위에 대해 기상청 역시 “오는 8월과 10월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고 9월은 평년과 비슷하겠다”는 내용의 3개월 예보를 23일 발표한 바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무더운 날이 많고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역은 기온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짧아지면서 무더운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가 내리기 어려운 조건임에 따라 고온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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