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동조합 와해 공작에 관여하고 이를 대가로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찰 정보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찰청 노동정보팀 소속 간부 김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삼성 측에 노조관련 정보를 건네는 등 협조하고 그 대가로 수차례 현금과 상품권 등 6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의 정책보좌관이자 삼성전자 자문위원 출신인 송모씨가 전달책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2014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면서 노조 대응 전략을 세운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김씨가 2014년 진행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협력 업체 사이 교섭에 참석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씨 ‘시신 탈취’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경찰청 정보분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김씨 직속상관이던 경찰청 정보과 간부 등 경찰들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삼성에 노조 관련 정보를 넘긴 사실이 있나’, ‘삼성에서 수천만원 뇌물 받은 혐의를 인정하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