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서 전복된 어선 선원들… 절박한 순간에도 선배 먼저 챙겼다

Է:2018-07-09 12:57
:2018-07-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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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조되도록 배려” 선원 5명중 4명 구조 - 선장은 실종돼 수색중

군산해경 구조대원들이 8일 군산 어청도 부근 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벌이기 전 지시를 주고 받고 있다. 군산해경 제공.

생사가 갈릴 수 있는 절박한 순간에도 선원들은 선배들을 먼저 챙겼다. 지난 8일 일어난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 어선 전복 사고에서 선원들은 연장자를 먼저 구조되도록 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해양경찰서는 9일 “이날 구조대가 선체에 진입했을 때 선원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나이가 많은 선배 선원을 먼저 챙기는 가슴이 찡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복 사고가 난 시간은 8일 오후 7시13분쯤.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7.93t급 새우잡이 어선인 진성호가 바지선을 끌고 가던 118t급 예인선의 줄에 걸려서 뒤집어졌다. 조업중이던 권모(56) 선장을 비롯 선실에서 휴식중이던 선원 4명이 모두 순식간에 물속에 잠겼다.

선박 공용채널로 사고 소식을 접한 군산해경 구조대는 오후 7시58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생존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뒤집힌 어선으로 올라가 ‘탕’ ‘탕’ ‘탕’ 수차례 선체를 두드리기를 하던 중 사람들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구조대가 생존자 숫자대로 소리를 내달라는 주문을 하자 ‘탕’ ‘탕’ ‘탕’ ‘탕’ 네 번의 주먹 두드림이 왔다.
군산해경 구조대원들이 8일 군산 어청도 부근 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현장에서 선원 이씨를 첫번째로 구조한 뒤 이씨를 안심시키고 있다. 군산해경 제공.

바빠진 해경이 선원들을 안심시키고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전복된 어선에서 쏟아진 그물이 선내로 진입하는 입구를 막아버렸다. 구조대는 뒤집힌 배에서 일일이 그물을 끊어나가며 진입로를 확보했다. 9시10분쯤 사람 1명이 통과할 정도의 좁은 통로가 확보됐다.

김효철(31) 순경은 산소통 여분을 준비하고 통로를 지나 에어포켓(침몰한 선박의 선체 내에 공기가 남아있는 공간)에 피해 있던 선원들을 마주했다. 바닷물은 이미 가슴까지 차올라 있었다.

김 순경은 “통로가 좁아 한 명씩 나가야 합니다. 모두 책임지고 구조하겠으니 안심하세요”라고 말하고 산소통을 건넸다. 그리고 16분 뒤 선원 이모(59)씨가 처음으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선원 김모(58)씨, 이모(46)씨, 서모(42)씨가 18분 사이 차례로 구조됐다.

김 순경은 “구조 순서를 요청하자, 선원 모두가 연장자에게 양보했다”고 말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모두 육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군산해경 구조대가 8일 군산 어청도 부근 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위쪽 오른편이 전복된 어선. 군산해경 제공.

이번 사고로 실종됐던 선원 5명 가운데 4명은 2시간 31분만에 구조됐다. 하지만 당시 조타실에 있던 선장 권씨는 아직 찾지 못했다. 해경은 권씨를 찾기 위해 이틀째 수색을 하고 있다.

해경은 이번 사고가 진성호가 예인선의 예인줄에 걸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예인선 선장과 구조된 선원들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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