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크택스’(여성용 물건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진 것)에 대한 비판, 성 차별적 광고나 제품 판매에 저항하는 ‘여성소비총파업’ 운동 등 소비 분야에서 성차별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남녀 성역할 형성이 선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용품과 ‘핑크색’ 제품이 더 비싸다는 보도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다. 일부 여성들이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여성소비총파업’ 운동을 벌이면서 논쟁은 격화되고 있다. 소비총파업에 참가한 여성들은 “여성이 주요 소비자임에도 여성을 상품화하는 광고들이 쏟아지고, 여성용품은 남성용품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며 “정해진 날짜에 소비행동을 파업함으로써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30일을 전후해 “남녀 취향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역할을 가르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한 이용자는 B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편집한 이미지를 함께 첨부하면서 “성역할은 본능”이라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에 게재된 방송은 ‘여성의 뇌 남성의 뇌’(KBS)라는 제목의 BBC사이언스 다큐멘터리 더빙판이다.
방송은 ‘남녀의 정형화된 모습이 선천적인 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방송에 따르면 세계 어디를 가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비슷하다. 남자아이는 차량 모형을 좋아하고, 여자아이는 인형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방송에 소개된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부모는 “성역할에 대해 가르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소개된 아이들은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자아이는 차량 모형을, 여자아이는 인형을 좋아하는 것이다.
2002년 심리학자들은 성별에 따라 다른 장난감을 선호하는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한 실험을 진행했다. 방송은 이 실험을 재구성했는데, 풀밭에 차량형 장난감과 인형 장난감을 무작위로 뿌려뒀다. 실험결과 수컷 원숭이는 차량형 장난감을, 암컷 원숭이는 인형 장난감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성역할은 본능적 측면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해당 실험을 주도한 멜리사 하인즈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는 “전에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성별에 따라 다른 장난감을 권하고 각자의 성 역할에 맞게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은 ‘본능적인 성역할’이 환경이나 문화적 차이에 의해 다르게 발현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뇌가 변화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접한 이용자들은 “처음 유치원 아이들은 별로 적절한 실험군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원숭이가 같은 것을 보고 놀랐다” “같은 사물을 봐도 남녀의 인지 방법, 뇌영역 활성도는 다른데 이는 서로 이해해야 할 부분이지 강제로 평등하게 만들 것은 아니다” “취향 차이겠지만 대다수 남녀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건 맞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종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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