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52시간 근무제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청와대 근무 풍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무원은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이른바 ‘워라밸(워크앤라이프밸런스)’ 확산에 동참한다는 취지다.
앞서 청와대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5월부터 준비해 지난달부터 이미 시범 적용을 해왔다. 총무비서관실은 무기계약직 직원을 유형별로 인터뷰하며, 바뀌는 제도에 따른 근무 의견을 들었다. 무기계약직 직원에는 식당 조리원, 청소원, 시설 관리원 등이 포함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각 근로 유형별로 이견을 조율했고, 개정된 근로기준법 범위 내에서 근무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청와대에 “긴급 국가상황이나 국가재난사태가 아닌 이상 휴일을 준수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에 출근이 필요하더라도 업무 관련도가 낮은 직군은 근무를 최소화하도록 권고했다.
청와대는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해오던 정시 퇴근 캠페인도 더 강력히 시행할 계획이다. 수요일에는 야근을 자제하고, 당일 현안과 관계없는 부서들은 일찍 퇴근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의 ‘칼퇴근’ 수치를 업무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 역시 추진하고 있다.
연가 사용률을 연말 업무평가에 반영하는 제도 또한 강화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직원들에게 연가의 70% 이상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이고, 각종 국내외 현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연가 사용이 여의치 않다는 분위기도 있다.
한편 ‘칼퇴근’ 장려 대상은 행정관과 행정요원 등 실무급 직원들에게 한정된다. 선임 행정관과 수석 비서관, 실장들은 국가공무원법상 관리직으로 분류돼 초과근무 개념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피로누적으로 연가를 낸 문재인 대통령도 근무시간 제한 대상에 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비밀업무를 특별히 취급하는 직군도 예외로 분류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뉴시스에 “초과근무 시간을 집계하다 보면 근래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맞춰 가야한다”고 말했다.
손민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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