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취재대행소 왱은 말기암을 극복했던 청년, 이정훈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었습니다. 이 청년이 암 투병 중인 20·30대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청년의 이야기와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지 소개해 드릴게요.
정훈씨는 2015년 7월, 혈액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른다섯, 죽음이 아직 먼 미래로 느껴지는 나이였습니다.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의사가 했던 말이 ‘너무 심각하다, 바로 상급병원을 잡을 테니까 바로 가야될 것 같다.’ 서른다섯 살? 혈액암이라고 판정을 받아서….”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수두룩하게 빠져 베개에 박혀 있었고, 쉽게 들던 물건도 겨우 드는 등 몸 상태가 날로 약해졌습니다.
“그냥 멍했어요. 믿기 싫은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말기암이라는 걸 부모님한테 얘기를 못 드렸었어요. 한동안.”

죽음의 불안감이 엄습하자 그동안 무심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여행을 좀 더 다녔더라면,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이 음식을 먹었더라면…. 정훈씨는 병상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적었습니다.
“내가 이겨내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여행도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하고 많이 맛있는 것도 먹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삶에 대한 의지를 키웠습니다. 2차 항암스케줄을 지나면서 암세포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죽음 보다 삶이 더 가까워졌습니다. 2015년 11월말, 항암치료를 마친 정훈씨는 퇴원 직후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국내에서 지방 쪽을 몇 번 (여행) 가보다가 제주도 한번 가보고 조금씩 넓혀서 호주로 무작정 떠났던 것 같아요. 편도 티켓만 들고 여행을 떠났었거든요.”
청년은 암에 안 걸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정훈씨는 20·30대 암투병 청년을 응원하는 ‘당신을 또 봅니다(또봄)’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암환자가 되면 이걸 어떻게 극복을 해야 되지? 어떻게 생활을 해야 되지? 하고 궁금증이 있다 보니까 커뮤니티를 찾게 되거든요. 극복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서 ‘또봄’이라고 만들게 되었고….”
정훈씨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열망이 투병생활을 견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큰 힘이 됐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여행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품었듯이 다른 누군가도 그렇게 암을 이겨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극복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여행 포토북을 만들어 전달해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서….”
그래서 시작합니다. 여행버킷북 프로젝트. 암 투병 청년이 여행 버킷리스트를 메모할 수 있는 여행포토버킷북을 제작해 펀딩한 뒤 수익금 일부를 암 투병 청년들이 여행을 떠다는데 사용하는 거죠. 암 투병 청년들이 ‘살기 위한 여행’을 꿈꿀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세요.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한다는 건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죽음이 삶의 한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무심했던 것들에 감사하며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게 해 준다’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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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제작=홍성철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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