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을 다룬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중징계를 받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3월 22일 방송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전원합의로 ‘관계자 징계’를 건의했다. ‘관계자 징계’는 방송사 재승인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상당한 벌점을 받는 중징계다.
당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당일 사건 추정 시간대인 오후 1~2시 정 전 의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정 전 의원이 성추행 당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날 정 전 의원이 오후 늦게 호텔에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블랙하우스의 방송 내용은 사실상 오보가 됐다.
7일 심의위에 출석한 최태환 SBS 시사교양본부 CP는 “전직 사진기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는데,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때의 자료라 보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정 전 의원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김어준씨는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정주 심의위원은 “이 보도 이후 피해자는 거짓말쟁이가 됐고 다른 ‘미투’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고, 심영섭 위원 또한 “피해 여성에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블랙하우스는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에게 불리하게 편향적으로 패널을 구성했던 3월 1일과 3월 9일 방송분에 대해서도 각각 행정지도인 ‘권고’ 판정을 받았다.
한국당 추천의 추천으로 심의위에 포함된 전광삼 상임위원은 최태환 CP에게 “한국당 싫어하냐”면서 “정치적으로 보면 야당이 약자인데 약자만 사정없이 짓밟는 거다. 이게 SBS가 말하는 방송 정상화인가. 민주당 의원들 조롱, 희화화하려니 겁이 나느냐”고 비판했다.
심영섭 위원은 이어 “풍자든 비판이든 할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최소한의 방어권을 주는 장치가 필요한데 많이 부족하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종편 시사 토크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태환 CP는 “팟캐스트 감성으로 하다 보니 여러 지적이 나오고 논란이 되는 것 같다”면서 “한국당을 대변하는 패널이 없었다는 지적의 경우 제작진이 섭외를 위해 노력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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