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배석자 없이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열릴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주변의 간섭과 개입을 배제한 두 정상만의 시간이 회담 일정에 마련돼 있으며, 그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대목이 거론되리란 뜻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출국한다. 취임 후 세 번째 미국 방문이고 한미정상회담을 위해선 두 번째 방미다. 워싱턴에서 1박만 하는 짧은 일정은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로 출국해 오후 6시쯤(미국 동부시각) 워싱턴에 도착,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을 한다. 이튿날인 22일 정오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한·미 정상은 먼저 통역만 배석시킨 단독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북한의 불만 섞인 대남, 대미 행보와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놓고 상당히 심도 있는 대화가 이 자리에서 오갈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 회담에 앞서 20일 오전(한국시간) 20분간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이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에서 두 정상은 북한이 내놓은 ‘메시지’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이른바 '도보 다리' 회담에서 나눈 대화에 기반에 현재의 경색국면을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는 현재 정세에 대한 판단 중심으로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눴다"면서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미 정상은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장소를 옮겨 주요 참모들이 참석하는 확대회담을 이어간다.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엔 '비핵화 원포인트 정상회담'이라는 성격에 맞게 경제부처 장관을 뺀 외교안보 부처 장관만 배석할 가능성이 있다. 확대회담에서는 단독회담에서 공유한 두 정상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 전반이 다뤄질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더욱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따라서 핵시설 사찰 및 검증과 핵무기 반출 일정 등 완전한 비핵화 방안을 논의하고, 반대급부로 북한에 제시할 체제안전 보장 방안과 대북제재 완화 시점을 어떤 타임 테이블에 배열할지도 폭넓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과도 만나 토론할 예정이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는 워싱턴 시내의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둘러본다. 이 자리에는 구한말 주미공사관에서 근무했던 박정양·이상재 선생 등의 후손들도 참석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