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공제 등의 혜택이 있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5일 주요 시중은행, 증권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소득공제뿐 아니라 공모주 우선배정을 통한 수익이 기대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정부가 혁신기업에 투자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부여한 상품이다. 가장 큰 장점으로 공모주 우선배정이 꼽힌다. 펀드 자산에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배정받을 수 있는 만큼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달 8일 상장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카페24의 경우 공모가가 5만9000원이었는데 5일 주가는 14만원까지 올랐다.
기존에는 기관투자가 전체에 이런 기업공개(IPO) 주식 물량의 50%가 배정됐는데, 이제부터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30%가 우선 배정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직접 공모주 청약을 하려 해도 절차가 복잡하고 물량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스닥 벤처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36.8%를 기록했다.
소득공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1인당 투자금의 최대 3000만원에 대해 10%(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준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투자한 금액에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이라면 소득세율 24%를 적용받아 총 79만2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펀드를 매수한 시점부터 3년을 채우지 않고 환매하면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또 펀드 가입 시점이 아닌 매수 시점이 기준이 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즉 1000만원을 이달 투자했다면 2021년 4월까지 보유해야 하고, 1000만원을 내년 4월에 추가로 넣었다면 해당 금액은 2022년 4월까지 환매하지 말아야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해당하려면 운용자산의 15% 이상이 벤처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이나 전환사채(CB) 등에 투자돼야 한다. 35%는 벤처기업 인증에서 해제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 등으로 운용돼야 한다. 혁신기업에 자금 투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다만 코스닥시장 자체의 변동성이 크고,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CB의 리스크 등을 극복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결국 벤처기업 투자와 관련된 강점을 살리면서 코스닥 변동성 리스크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펀드가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증시가 부진할 경우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벤처펀드는 벤처기업에 투자해서 나중에 기업공개할 때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라며 “일반인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스자산운용 현상균 상무는 “단기적인 이슈보다는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장기적인 이슈라고 본다”며 “개인 입장에서도 재테크 효과를 볼 수 있고, 국내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각사의 장점을 내세운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이날 출시한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은 CB 등 메자닌 투자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온 AI(대체투자)운용본부와 주식운용본부가 협업을 통해 자산을 운용한다. 메자닌 투자는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단계에 있는 CB 등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메자닌 투자는 네트워크가 필요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이 좋으면 15~20%, 장이 안 좋아도 10% 수익을 목표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벤처기업 주식 투자와 함께 국내 채권에 투자를 병행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을 내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1일, KB자산운용은 16일 각각 자사의 벤처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투자자 최대 49명까지만 참여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보다는 활성화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5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펀드가 10개, 사모펀드 54개로 사모펀드가 더 많다. 사모펀드는 각 자산운용사별로 2억~5억원으로 최소 투자금액이 정해져 있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접근이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는 고액 자산가들이 코스닥 벤처 사모펀드에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성원 안규영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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