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외대에서 또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이 있었다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폭로가 나왔다. 해당 교수는 사과의 뜻을 밝히며 교수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19일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A씨의 글이 게시됐다. A씨는 “어린 제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을 읽고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했다”며 “혼자 간직해온 슬프고 힘들었던 경험을 용기 내 고백하고자 한다. 저는 수년간 S교수에게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A씨는 S교수의 성폭력이 2008년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A씨는 논문 때문에 힘들어하던 자신에게 S교수가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한 뒤 강압적으로 신체접촉을 하거나 ‘모텔을 가자’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학회에서도 “얼굴이 좋아졌다. 어떤 XX와 살기에 얼굴이 좋아지냐”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늘 소름이 끼치고 늘 수치스러웠다”며 “단호히 거절도 못했고 날 갖고 놀려고 할 때마다 뺨 한 대 치지도 못한 제 자신이 초라했다”고 말했다. 또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하면서 늘 죽고 싶었고 죽기 전에 꼭 죽이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는 “S교수는 과에서의 영향력도 컸고 학교나 사회적으로도 꽤 유명한 사람이라 제가 상대하기엔 너무 벅찬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이었다는 것이다.
A씨의 폭로 이후 논란이 일자 S교수는 학교에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서’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 S교수는 “저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제보자의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교와 동료 교수,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부로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S교수가 서면으로 사직서를 내진 않았지만 구두로 의사를 밝혔고 언론에도 알렸으므로 사직서 제출과 효과는 같다”며 “사실관계 조사 여부와 사태 처리 방향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대에서는 앞서도 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