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청이 적막에 휩싸였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5일 폭로한 데 이어 이튿날인 6일 안 전 지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자신에게 “너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씨가 그동안 맡아 온 ‘수행비서’와 ‘정무비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김씨가 안 전 지사 보좌진 중 일부에게 성폭행 사실을 털어놨지만 개선되는 것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보좌진에게까지 화살이 날아들었다.
① 수행비서·정무비서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김씨는 안 전 지사가 지난해 대선 경선 중 후보에서 사퇴하고 충청남도로 돌아오자 수행비서 발령받았다. 김씨가 대선 당시 안희정 캠프에서 맡았던 직책은 홍보기획관이었다.
김씨가 맡은 ‘수행비서’는 ‘별정직’으로 분류된다. 보좌 업무 등의 수행을 위해 법령에서 별도로 지정하는 공무원을 말한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이 맡는 직책이다.
따라서 처음엔 말이 많았다. 충남지사 수행비서로 여성이 임명된 것은 김씨가 처음이었다. 당시 도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무 특성상 국내외 장거리 출장을 가야 하는데 여성을 수행비서로 기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김씨는 최근 정무비서로 발령받았다. 보통 선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특정 직위에 오른 사람의 정치적인 업무를 보좌한다. 역시 별정직이다. 인사권은 안 전 지사에게 있다. 즉 그가 김씨를 직접 수행비서와 정무비서로 발령을 낸 것이고, 해임 권한도 그에게 있다.
② 현재 안희정 보좌진, 누가 있나
자치단체장의 보좌진은 정무라인으로 불린다. 직업 공무원이 아닌 측근으로 채워진다. 안 전 지사 정무라인으로는 윤원철 정무부지사와 신모 비서실장(4급), 최모 정무비서관(5급), 장모 미디어센터장(4급), 미디어센터 5급 팀장 2명, 김지은(6급)씨, 노모 메시지 담당(5급),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이었다.
이 가운데 1월 취임한 윤 부지사는 사표를 제출하고, 신 비서실장, 장 센터장,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 4명은 안 전 지사 사직에 따라 자동 면직 처리됐다. 노모 담당은 최근 사직했다.
이전 보좌진에는 4년간 안 전 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대전 유성갑) 국회의원, 천안서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허승욱 전 정무부지사 등이 있다.
③ ‘성폭행’ 사실 알았다던 보좌진은?
김씨가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SOS 신호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보좌진에게) 여러 번 보냈고 눈치챈 선배 한명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고 일단 거절하라고만 말해줬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과거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신용우씨는 6일 JTBC에 “(안 전 지사와 김 비서가)러시아 출장 다녀온 후부터 김 비서가 논의를 하고 싶어했다”며 “당시에는 ‘당신이 조심하고 당신이 단호하게 거절하면 되지’라고 얘기했고 원인을 해결하는 걸 여자 쪽으로 이야기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신씨는 김씨를 지지하며 검찰의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씨는 김씨가 수행비서를 맡기 전까지 안 전 지사와 8년간 일했으며 당시 김 비서의 전임 수행비서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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