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선생님인 에이미 바틀바우(25)는 지난 4일 미국 오하이오주 윌로비크의 외할머니 댁을 찾았습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에이미는 엄마와 이모들이 입었던 웨딩드레스가 입고 싶었습니다.
드레스는 외할머니 집 다락방 상자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1985년 할머니가 세탁소에서 찾아 온 그대로였습니다. 테이프를 뜯고 상자를 여는 순간 “이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부릅니다. “할머니 이리 와보세요. 빨리요.”
결혼 사진 속 엄마가 입었던 드레스는 소매가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자 속 드레스는 레이스가 많이 달렸고 후프 스커트도 있었습니다.
지난 32년 동안 바틀바우 가족은 낯선 사람의 드레스를 다락방에 보관해왔던 것입니다.
에이미는 할머니와 이모에게 처음에는 드레스 주인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으니 팔거나 기부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드레스의 주인에게 딸이 있다면 그 딸도 엄마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레스 주인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5시36분(현지시간) 에이미는 자신의 페이스북의 드레스 사진을 올리고 1985년 세탁소에서 바뀐 것 같다는 설명도 넣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미스테리 속 드레스의 사진을 열심히 퍼다 날랐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이 드레스는 내 절친의 엄마 것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미셸 하브릴라도 에이미의 엄마처럼 1985년 6월에 결혼했습니다. 하브릴라의 엄마는 결혼식 다음날 세탁소에 드레스를 맡겼습니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둔 하브릴라는 드레스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5년 전 물난리가 나는 통에 지하실에 뒀던 웨딩드레스 박스를 발견하고 27년만에 처음으로 상자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상자 속 드레스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상자 속 드레스가 웨딩드레스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상심한 하브릴라는 드레스를 자선단체 굿윌에 기증해버렸습니다.
하브릴라는 에이미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지 24시간 후인 5일 밤, 자신의 드레스를 직접 만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 “내것이 아닐거야”라고 의심하던 하브릴라는 포장을 뜯고 세탁소 박스를 확인하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놀리는거야? 어떻게 찾았니?” 32년만에 자신의 드레스를 찾는 하브릴라의 모습은 영상에 담겨 트위터에 게시됐습니다.

에이미는 내년 12월 스콧 이안과 결혼하기로 돼 있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청혼을 받기 전까지 에이미는 어떤 웨딩드레스를 입을 지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결혼이 현실이 되자 웨딩드레스는 엄마가 입었던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의 다락방을 뒤졌던 것입니다.
에이미는 엄마의 웨딩드레스 찾기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에이미는 “내가 페이스북에 드레스 사진을 올렸을때 주인이 나타날 확률은 백만분의 일도 안됐었잖아요.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에이미는 엄마의 웨딩드레스 사진 여러장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하브릴라의 자녀들이 에이미를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트위터에 하브릴라의 반응을 올렸던 아들 브라이언은 에이미 엄마의 웨딩드레스 사진을 다시 트위터를 통해 전파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여, 이제 니일을 한번 더 해보자”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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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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