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화재 발생 4시간 뒤에도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연합뉴스는 한 유족이 불이 난 지 4시간 뒤인 지난 21일 오후 8시1분 사망자와 20초 간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휴대전화 통화목록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유족은 스포츠센터 6~7층 사이 계단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안모씨의 여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의 말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소방당국의 늑장 구조로 희생자가 크게 늘었다는 유족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난 이후에도 희생자들이 생존해 있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쳐 제대로 구조해 내지 못했다는 소방당국을 향한 책임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신고는 21일 오후 3시53분 제천소방서에 접수됐고, 사망자가 처음 발견된 시간은 5시17분이다. 첫 사망자를 시작으로 9시를 전후해 사망자 29명이 발견됐다.
사망자 안씨의 여동생은 8시1분 통화 이후 10시4분까지 네차례 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모와 처형 조카를 잃은 유족 박모씨도 “장모님이 21일 오후 5시께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박씨의 증언대로 라면 2층 사우나에는 화재 발생 1시간이 지난 시간에도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불이 난 뒤 1시간 동안 딸과 통화를 했다는 또 다른 유족의 증언도 나왔다. 또 남편과 함께 헬스장에 갔다가 숨진 장모씨의 아들은 “유리창 너머로 어머니를 보면서 17분이나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소방대원들이 2층 여탕 사우나 통유리를 먼저 깨지 않은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화재진압과 함께 창문을 깼더라면 거의 살았을 것”이라며 “소방관들이 무엇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일 충북도소방본부장은 “출동 당시 화염이 심해 사다리차로 접근하기 어려웠고 구조대원들이 건물 뒤에서 매달려 있던 사람들을 먼저 구조하느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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